쉬운 거래, 하지만 인생이 망가지는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원조 교제를 악용한 사이버 꽃뱀이 늘어나면서 10대 소녀들이 강도ㆍ살인ㆍ사기 등 제2, 제3의 범죄로 빠져들고 있다. 또 호기심에 인터넷 채팅을통해 원조 교제를 했다가 인면수심의 남성들에게 걸려들어 꽃다운 인생을망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사이버 꽃뱀 주의보 발령
자영업자 오 모 씨(42)는 인터넷 채팅방에서 만난 김 모 양(18)과 간단한대화를 나눈 뒤 말로만 듣던 원조 교제를 했다.
김 양의 앳된 얼굴이 채 잊혀지기도 전에 김 모 양에게서 다시 전화가 걸려 왔다. 오 씨는 ‘이게 웬 떡이냐, 또 한 번의 기회가 왔구나’ 하고내심 좋아했다.
그렇지만 웬걸, 김 양은 “경찰에서 연락이 왔는데 아무래도 원조 교제때문에 조사를 받게 될 것 같다”는 무시무시한 말을 했다.
김 양은 변호사 선임 비용으로 300만 원이 필요하니 보내 달라고 요구했다.
오 씨는 자신의 가족들이 받게 될 충격을 떠올리니 눈 앞이 깜깜했다. 결국 고민 끝에 돈을 입금시켰지만 오 씨의 고통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김 양이 “임신을 했다”며 다시 돈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사기를 알아챈 오 씨는 단호히 거절했다.
그러자 며칠 후 김 양이 대담하게 오 씨를 만나러 집까지 쳐들어 왔다.세 차례나 막무가내로 쳐들어와 가족들에게 성 관계를 폭로하겠다는 협박에 오 씨는 결국 입막음조로 388만 원을 헌납해야 했다.
협박과 사기 뿐이 아니다. 지난 3월에는 가출한 여중생 2명이 “돈을 통장에 보내면 만나 주겠다”고 속여 남성 54명으로부터 370만 원을 가로채는 지능 범죄를 저지르는가 하면, 지난 2000년 8월에는 인천에서 여고생(17)이 성 관계 후 돈을 주지 않는다면서 상대 남성을 목졸라 살해하는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하는 등 10대 소녀들의 범죄가 갈수록 조직화ㆍ흉포화하고 있다.
▲인면수심의 남성들
고교를 중퇴한 박 모 양(16)은 ‘조건녀’라는 대화명으로 인터넷 채팅중 ‘성교를 하면 20만 원을 주겠다’는 전 모 씨(28ㆍ회사원)의 제의에솔깃, 바로 전 씨와 여관에서 몸을 합쳤다.
하지만 관계 후 전 씨는 돌변해 자신이 사이버수사대 형사라고 속이며 이런 짓을 다신 하지 말라고 윽박질렀다.
그리고 한술 더 떠 ‘형사님 정말 죄송합니다. 앞으로 다시는 원조 교제를 하지 않겠습니다’란 반성문을 쓰도록 강압했다.
박 양은 경찰이라는 말에 가슴 졸이며 약속 받은 20만원의 화대는 말도못 꺼내고 펜을 굴려야 했다.
이 외에도 폭행ㆍ인신매매ㆍ필로폰 투약ㆍ살인 및 사체 유기 등 채팅으로만난 원조 교제 상대 소녀들을 대상으로 한 강력 사건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터넷 채팅으로 원조 교제를 시도한 10대 소녀들이 용돈을 벌기는커녕사회적 약자라는 맹정을 이용한 일부 남성들에게 한껏 유린만 당하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차정섭 청소년보호위원회 사무국장은 “인터넷 채팅을 통한 원조 교제는무엇보다 어른들이 각성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 문제”라며 “10대 소녀들에 대한 사이버 윤리 및 인성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