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을 따라 잡아라.”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이 한국보다 크게 뒤처져있는 일본이 한국에 자극을 받아 뒤늦게 ADSL보급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일본은 애초 초고속인터넷 접속기반으로 종합정보통신망(ISDN)을 주력으로 삼았으나 이용요금이 비싸고 전송속도가 느려 소비자들한테서 큰 호응을 받지 못하자, 최근 ADSL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 ADSL 경쟁 후끈 =“한달에 2480엔(약 2만5천원)으로 전송속도 초당 전송속도 12메가비트짜리 ADSL을 무제한 이용할수 있습니다.” 일본 최대 전자상가 밀집지역인 도쿄 아키하바라에는 전자상가마다 ADSL가입자를 모집하는 업체들의 광고전단이 곳곳에 나붙어 있었다. 이 지역에만 6개의 체임점을 운영하고 있는 라옥스전자상가 1층에도 수십여개의 ADSL사업자들이 가입자를 모집하기 위해 각종 할인요금을 안내한 전단을 내걸고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고 있었다.
일본 전자업체인 엔이시의 통신자회사인 글로브는 가입하면 6개월 이용료와 가입비를 받지 않고 있었고, 소프트뱅크가 대주주인 야후재팬은 2개월 기본료 무료와 자사 인터넷전화(VoIP)인 비비폰 통화료를 전액감면 해주겠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고야나기 이노리(31·교사)씨는 “ADSL은 ISDN보다 속도도 훨씬 빠르고 요금도 절반 밖에 안된다”며 “왜 이렇게 좋은 서비스를 이제야 내놨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한국을 곧 따라잡겠다”=일본에서는 한국과 달리 엔티티, 케이디디아이 등 기간통신사업자 외에 이들로부터 회선을 빌려 장사를 하는 별정통신 및 지역사업자들까지 수백여개 업체가 초고속인터넷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ISDN 가입자를 모집했던 대부분의 사업자들은 이미 ADSL로 사업방향을 틀었다.
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지난해 말 152만명이던 일본의 ADSL 가입자는 올해 5월 말 현재 303만명, 연말에는 700만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01년 1월, 5년 이내에 일본이 한국을 따라잡고 세계 최강의 정보기술(IT) 국가로 재탄생한다는 ‘이-재팬’ 전략을 수립했다. 이 전략의 핵심은 ADSL 등 초고속인터넷이며, 이 분야 업체들의 경쟁을 촉진시키기 위해 요금규제 등 각종 제한을 풀어주고 있다.
야후재팬의 경우 ADSL보급을 위해 이미 870억엔(7억4천만달러)을 투자했다. 소프트뱅크는 야후재팬을 통해 모집한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대상으로 각종 멀티미디어콘텐츠를 제공하는 차세대 수익사업 개발을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소니, 엔이시 등 전자업체들도 미래의 가정에는 전화나 컴퓨터뿐 아니라 전자레인지나 냉장고, 홈시어터 등 모든 전자제품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홈네트워크가 구축된다고 보고 초고속인터넷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도쿄/ 함석진 기자 sj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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