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은 우리가 한수 위다”
한국통신이 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확보한 ‘수준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섰다.
가입자 300만명으로 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 점유율이 50%에 육박하는 한국통신은 최근 일본 현지법인인 ‘한국통신재팬’(KTJ)을 통해 일본 초고속인터넷 전문업체인 ‘e악세스’와 초고속인터넷 업무협력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일본에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것.
이번 계약을 통해 양사는 우선 대형 건물을 대상으로 디지털가입자망(DSL) 마케팅을 펼쳐나가되 오는 10월부터는 e악세스의 기존 망을 빌려 대규모 주택단지에 대한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일본 진출 발판은 든든한 국내시장〓지난달 말 현재 국내 초고속인터넷 추정 가입자수는 600만명. 전체 인구 대비 가입률에서 세계 1위인 것은 물론 가입자수 자체만으로도 인구 2억8400여만명인 미국의 760만명을 바짝 뒤쫓고 있다.
국내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국통신의 경우 지난 99년 6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1년여만인 지난해 9월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2월엔 200만명, 지난달엔 3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성장속도 면에서도 ‘초고속’을 기록하고 있다. 또다른 사업자인 하나로통신과 두루넷도 각각 1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 세계적 선도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이같은 폭발적 성장세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돼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최근 30개 회원국 가운데 한국이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1위라고 발표한 데 이어 일본 총무성 국제협력관 등 일본 정부 통신 관계자들이 한국통신을 방문해 초고속인터넷 시스템과 운영실태를 견학하기도 했다.
일본 총무성 관리들의 한국통신 방문은 이번 일본 초고속인터넷 시장 진출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떤 서비스 제공하나〓사업 전개 방향은 우선 디지털가입자회선(xDSL) 모뎀 등 하드웨어 전 제품과 부가서비스 관련 소프트웨어 수출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일본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동시에 xDSL 서비스에 대한 컨설팅, 소자본창업(SOHO) 및 PC방 등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한 xDSL 재판매 등 일본 서비스 사업자와 제휴, 고객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한국 및 일본의 장비 제조업체 및 판매업체, 유통업체 등 약 30개사와 상담 및 협상을 진행중이며 집단주택, 대형빌딩 등 PNA를 중심으로 xDSL 서비스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또 한국통신의 해저 케이블과 일본내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통해 국내 온라인게임과 음악·영화 등 콘텐츠를 일본 네티즌들에게 배급할 계획이다.
◈해외진출 가능성 활짝〓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최근 들어 한국통신 등 국내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이 해외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 것은 물론, 국내 초고속망 사업자들로부터 망운영 기술과 노하우를 배우려는 외국 기업들의 방문도 잇따르고 있다.
OECD의 공식 요청에 따라 정보통신부 관계자들이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통신·정보서비스 정책회의’에 참석, 한국 초고속인터넷망 정책을 소개했으며 한국통신도 지난달 베트남 하노이에서 베트남 정부와 정보통신 사업자들을 상대로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관련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한국통신은 현재 베트남 정부와 ADSL 300회선을 시험운영하는 방안을 포함, 베트남 전역에 초고속인터넷 망 보급을 검토하고 있으며 몽골과도 100회선 규모의 ADSL 시범서비스 사업을 진행중이다.
/백수하 기자 sooha@munhw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