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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용운의 <님의 침묵> + 해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참어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해설]

호흡이 길면서도 전혀 지루하지 않게 술술 읽히는「님의 침묵」, 萬海 한용운의 이 시는 소월의「진달래꽃」, 미당의「국화 옆에서」, 영랑의「모란이 피기가지는」, 목월의「나그네」등과 함께 우리 민족 최고의 애송시라 해도 좋겠지요?
산문체로 되었으니 산문시라고 할 이들이 있을 법하지만, 이 시는 자유시입니다. 律文인가 산문인가에 따라 자유시, 산문시는 구분되는 게 아니니까요. 자유시는 시의 줄[行]이나 연이 구분된 배열 형태를 보이고, 산문시는 단락 단위로 구분되어 있습니다.「님의 침묵」은 줄을 단위로 구분하여 썼으므로 자유시입니다. 차근차근 읽어보면 내재율이 뚜렷하게 감지됩니다.


211.114.58.161 이종익 (sigun21c@hanmail.net) 07/26[12:59]
신지혜님 화팅! 여기에 글을 올린다는 것 아주 사소한 일일 수 있지만 시를 올리고 해설하는 거 쉬운일 아닙니다. 교과서적인 해설보다는 느낌에 대한 평도 해주셨으면....

2001-07-15 23: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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