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는 가라,조폭이 뜬다!
세계영화의 메카 미국 할리우드에 ‘조폭 바람’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워너브러더스와 미라맥스 등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사들이 ‘조폭마누라’(조진규감독·현진영화사제작) 와 ‘달마야 놀자’(박철관감독·시네월드제작),‘가문의 영광’(정흥순감독·태원엔터테인먼트제작) 등 ‘조폭’을 소재로 삼은 액션코미디영화들을 다시 만들기로 결정해 한국 영화계를 휩쓸고 있는 ‘어깨’들이 태평양을 건너 미국까지 ‘접수’할 수 있을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 세계를 상대로 다양한 영화 소재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된 할리우드 제작자들이 유럽 및 아시아 영화들의 리메이크 판권을 구입하는 것은 그리 드문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처럼 비슷한 시기에 같은 나라에서 제작된 동일 소재의 영화들이 한꺼번에 주목받고 있는 현상은 지금까지의 전례로 비춰볼 때 매우 신기하게 여겨질 정도다. 간단하게 총 한방이면 모든 걸 해결하는 할리우드가 횟칼을 들고 설치는 ‘조폭‘들을 향해 끊임없이 구애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아날로그적 액션’에 대한 미국 관객들의 선호도가 그 어느 때보다 부쩍 높아진 점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현재 미국 액션영화의 쥬류를 이루고 있는 배우군은 실베스터 스탤론과 아널드 슈워제네거로 상징되던 ‘단순무식 근육우람형’이 아닌 청룽(성룡)으로 대표되는 ‘아기자기 잔재미형’이다. 홍콩 특유의 와이어 액션과 무술 연기를 전면에 내세운 ‘매트릭스’ ‘와호장룡’ ‘미녀 삼총사’ ‘러시 아워’ 등이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잇달아 대성공을 거두며 관객들의 입맛이 점차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홍콩의 쿵후를 수입해 짭짤한 재미를 본 할리우드가 한국의 ‘조폭’들을 외면할 리 없다. 실제로 해외 영화시장에서 한국의 조폭영화들을 관람한 할리우드의 제작자들은 극중에서 배우들이 횟칼과 쇠파이프를 들고 신기에 가까운 액션 연기를 펼치는 것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여기에 대형 폭파 신과 살상 신 등이 없어 제작비를 많이 투입하지 않아도 좋으니 그야말로 ‘누이좋고 매부좋은’ 경우다.
‘조폭’을 희화화해 그릴 때 물씬 풍기는 코미디적인 감각도 점수를 얻는다. 비장미를 앞세운 대다수 마피아와 달리 온몸을 장식한 해괴망칙한 문신과 ‘오야붕’의 지시라면 무엇이든 척척 해내는 ‘조폭’들의 어처구니없는 모습에서 웃음을 끌어내기 쉽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조폭의 여두목이 아내가 되고(조폭마누라), 조폭들이 절에 가며(달마야 놀자), 조폭의 딸이 명문대 출신 엘리트에게 시집가는(가문의 영광) 등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의 상황속에서 일어나는 소동들을 할리우드적인 시각이 어떻게 다시 해석해낼 지에 대해서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