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케이블 모뎀은 모두 DOCSIS라는 기준을 따르고 있습니다. 이것은 미국에서 만든 규격으로 케이블 망을 사용한 인터넷을 위해서 만들어진 기준이지요.
현재 국내외에 대부분 적용된 규격은 DOCSIS 1.0입니다. 만들어진지 좀 되었고(인터넷 세상에서는 불과 몇년도.. '좀 되었고'이죠.. ^^), 확정된 최초의 규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이것은 좀 단순합니다. 단순한 만큼 금세 많이 만들어서... 금세 보급이 되었지요...
다음으로 나온 규격은 DOCSIS 1.1입니다. 이 규격도 확정되었고, 이것을 지원하는 CMTS 및 CM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필드에 적용하기에는 다소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만간에 필드에도 적용이 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사실 일반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DOCSIS 1.1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기본적인 구조와 속도는 DOCSIS 1.0과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사업자 입장에서 부족하다고 여겼던 것들을 보완한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예를 들면, 인터넷 전화를 위한 QoS 제어 같은 것들이지요.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미 언급되어 있는 Concatenation 등의 미묘한 기술의 추가로 인한 속도 향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Concatenation은 실제로 모든 패킷을 까보는 무식한(?) 방법을 사용합니다. 케이블모뎀은 생각보다 똑똑하답니다. 필요에 따라서는 케이블모뎀을 지나다니는 모든 패킷을 IP 레이어까지 까본 뒤에 필터링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Concatenation은 IP 레이어에서 까보지는 않습니다. MAC 레이어에서 까보고, 자잘한 패킷을 한데 묶어서 보냅니다. 일반적인 TCP/IP 망과 달리 케이블 망은 정해진 크기의 기본 단위로 패킷을 전송합니다. 그 위에 Ethernet MAC 프레임을 실어서 보내지요. 그런데 경우에 따라서 이 MAC 프레임의 크기가 케이블 망의 기본 단위와 차이가 많이 나면 대역의 낭비가 생깁니다. 이것을 막아주는 것이 Concatenation입니다.
예를 들어서 케이블의 기본 단위가 100이라고 하는데... 사용자가 10 크기의 프레임을 10개 보낸다고 하면... Concatenation이 없는 경우 10번을 전송해야 합니다. 당연히 90*10=900의 낭비가 생기지요. 하지만 Concatenation을 쓰면 1번에 모두 전송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정확히 이런 딱 맞는 계산이 되지는 않습니다. 여러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지요. 하지만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서 무지 간략하게 만들었습니다. 참고로 케이블 망의 기본 전송 단위는 200byte 미만으로 작은 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Concatenation이 많이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낫겠지요? 특히 TCP를 사용하는 다운의 경우, 상향쪽으로 올려주는 ACK 신호 패킷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Concatenation이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 프레임으로 합치기 위한 버퍼링이 있기 때문에 빠른 응답 속도면에서는 불리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 속도래봐야 수 마이크로 초도 안 되는 단위지만... )
기본적으로 기존의 DOCSIS 1.0 모뎀들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DOCSIS 1.1이 지원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각 벤더에서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기존의 모뎀 업그레이드를 지원할 것이냐는 것이겠지요. 최신 기종의 경우에는 애초에 DOCSIS 1.1을 지원할 수 있게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사용자 모뎀이 백날 1.1을 지원해 봐야 소용 없습니다. 망쪽의 CMTS가 1.1을 지원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용자 모뎀의 1.1 업그레이드는 사용자가 신경을 안 써도 됩니다. 모뎀의 업그레이드는 전적으로 사업자가 원격으로 하게 되어 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모뎀이 1.0에서 1.1로 업그레이드 될 것입니다.... ^^;;
다음으로 나와 있는 규격이 DOCSIS 2.0입니다. 이것은 기존의 DOCSIS 1.x들과 현격하게 틀립니다. 무엇보다 상향 대역폭이 대폭 확장됩니다. 이것은 기존의 핸드폰에서 사용하던 CDMA 기술을 케이블 망의 상향쪽에 사용하는 것으로 가능해집니다. 현재 시제품 형태로 나와 있는데, 상향 대역폭을 3.2MHz 쓰는 경우 하향과 동일한 20Mbps 이상의 속도가 나온다고 합니다. 앞으로 이 기술이 본격 적용되면 케이블 망에서의 비대칭 현상이 많이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존의 1.x 모뎀은 모두 교체를 해야 합니다. 아무래도... 쉽지 않겠죠?
DOCSIS 2.0의 경우에는 아직은 규격도 완전히 확정이 안 되었고, 개발이 가능한 업체도 몇 군데 안 되기 때문에 조금은 기다려야 합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기다린다'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헷갈릴 정도로 기술이 빠르게 발전을 하니까.... 조만간에 '상향 10M 나오더라'는 이야기를 듣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여전히.. 사용자들은 불만이 많으실 것입니다. 하지만.. 사업자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과 한정된 기술 속에서 어떻게든 더 많은 사용자에게 더 많은 대역폭이 할당되도록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이라는 것을 알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때로는 의욕이 있어도 환경과 기술이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상향 확대를 위해서 상향 대역폭을 1.6MHz에서 3.2MHz로 늘리고 싶어도.. 파워콤이 허락을 안 하기 때문에 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케이블 셀분할도... 일일히 파워콤과 한전의 움직임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가능하다면... 사업자 입장에서도 고객의 대역폭을 확대하는 것을 싫어할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날카로운 비판은 좋지만, 사업자의 입장도 이해는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는 모뎀 속도를 최고로 여기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속도 뿐 아니라 안정성이나 가티 다른 부분도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호환성이라든지 기타 여러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사업자 쪽에서도 사용자의 의견을 최대한 고려하지만, 속도만이 사용자를 위한 최선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업자로서는 '최대 속도'보다는 많은 사용자들의 일반적인 '평균 속도'를 높이고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더 많은 사용자를 위한 고려라고 생각하고 일을 추진합니다. 물론.. 동일한 조건 아래에서 '최대 속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참, 그리고... 다른 곳은 모르겠지만 하나로는 e-donkey 포트를 막지 않습니다. 왜 그런 소문이 돌았는지 모르겠는데... 적어도 저는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습니다. 저희 집에서도 하나로 케이블 쓰면서 e-donkey 쓰는데 잘 되던데요... ^^;; 해외망 등에서 트래픽 문제로 부하 조정을 위해서 뭐 어쩌는지는 모르겠지만, 케이블 망이나 국내망에서 어쩌는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끔 와서 글을 읽는데... 많이 쓰지는 못 합니다. 아무래도 사업자의 직원 입장이라서 미묘한 부분이 있더군요. 하지만 순수한 기술적인 측면에서 언급할 것이 있으면, 최대한 언급해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