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두번째 글이 늦었습니다. 요즘 좀 이래저래 바쁩니다. 그래서 천천히 최신 동향을 살펴 볼 겨를도 없군요. 아쉬울 뿐입니다. 어쨌든.... 자급제에 관한 글 계속 전개합니다.
2. 사업자는 자급제로 돈을 번다?
그렇지 않습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임대제가 상당히 귀찮은 제도입니다. 그리고 별로 돈도 안 됩니다. 무엇보다 그 많은 모뎀을 구매, 관리, 설치, 수리 하는데에 상당히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하나로에서는 정통부에서 자급제를 이야기하기 전에 이미 먼저 자급제를 검토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게 하나로 입장에서는 경제적으로 이득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급제가 도리어 소비자에게 불편을 준다는 이유로 실행을 안 했습니다. 이 '불편'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뒤에서 다시 이야기하겠습니다.
모뎀 임대료는 한달에 3천원~5천원 선입니다. 그리고 3년 이상 사용시에는 모뎀 임대료를 받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모뎀의 문제로 인해서 통신 불량이 생긴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사용자가 전화를 하면 하나로는 장애처리 기사를 보냅니다. 이 때에 건당 수수료가 2만원 가량입니다. 그리고 일단 회수된 모뎀은 고장 여부를 판별해야 하고, 고장의 경우에는 A/S를 맡기고 어쩌고 하면서 여러가지 제반 비용이 들어갑니다. 결국... 모뎀 임대료 받아서는 모뎀 구매 비용의 이자와 모뎀을 관리하는데에 소요되는 비용 정도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케이블모뎀은 그래도 사정이 조금 더 나은 편입니다. ADSL 모뎀의 경우에는 드라이버를 설치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사용자가 이것을 못 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PC를 바꾸거나 OS를 바꿀 때마다 가서 설치를 해 주어야 합니다. 그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3. 소비자는 자급제가 이득이다?
단순 계산으로 따지면 이득이 맞습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그리 큰 이득도 없습니다. 먼저 현재도 모뎀을 일시에 구매하려면 여전히 큰 비용이 듭니다. 비씨파크에서 파는 케이블모뎀의 경우, 9만 9천원입니다.
1년을 쓰는 경우에는 어떨까요? 임대하는 경우에는 5천원*12=6만원이 소요됩니다. 만약 1년 뒤에 모뎀을 중고로 3만 9천원 이상에 팔 수 있다면 단순 계산으로 그 차익만큼 이득이 됩니다. 하지만... 1년 뒤에 3만 9천원보다 얼마나 비싸게 팔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2년을 쓰는 경우에는 어떨까요? 임대하는 경우에는 4천원*24=9만 6천원이 소요됩니다. 이제 거의 모뎀 가격을 뽑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가 제일 이득이 많은 경우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2년 뒤에 모뎀을 얼마에 팔 수 있을지 궁금하군요. 그 가격만큼 이득이 됩니다.
3년 이상을 쓰는 경우에는 어떨까요? 임대하면 3천원*36=10만 8천원이 소요됩니다. 이제는 드디어 모뎀을 갖다 버려도 이득이 나는 분기점이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3년을 넘기면 모뎀 임대료를 안 받는다는 것입니다. 일단 10만 8천원을 내면, 이후로는 서비스가 어떻게 발전을 하고 모뎀의 수명이 다 되어서 모뎀을 아무리 많이 바꾸더라도... 모뎀으로 인해서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은 없습니다.
참고로 모뎀의 무상 A/S 기간은 2년입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나면 수리비를 받습니다. 그런데 수리비는 둘째치고, A/S 센터를 찾아가는 비용과 시간도 고려를 해야 합니다. 자급제의 경우에는 알아서 A/S를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전 제품처럼 전국적인 A/S 망도 없기 때문에 시내의 모처로 모뎀을 들고 찾아가거나, 택배로 보내야 합니다. 물론 택배의 경우 비용은 자기 부담이겠지요?
그런 것을 고려해서도 경제적으로 이득이라고 생각하시면, 자급제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다음 상황을 한번 생각해 보셔야 할 것입니다.
4. 자급제로 인한 불편
위에서 하나로가 자급제를 유보했던 이유가 고객의 불편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 이유를 구체적인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1) 설치
지금은 하나로통신의 기사가 컴퓨터에 LAN 카드 설치도 해 주고, 모든 설정을 합니다. 그리고 케이블모뎀을 집에 고이 달아서 인터넷이 되는 것까지 확인을 해 주고 갑니다. 물론 컴퓨터를 잘 아시는 분들에게는 이런 것이 별 것도 아니겠지만, 많은 분들은 컴퓨터 뚜껑을 여는 것 자체에 두려움을 느낍니다.
자급제를 하면 어떻게 되냐면.. 하나로통신 기사는 집안까지 선만 연결해 주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뎀으로 잘 되는지 확인을 하고는 갑니다. 그러면 나머지 연결은 각자가 알아서 해야 합니다. 사실 뭐.... 그 정도는 별 것도 아니니 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조금 잘 아는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됩니다. 더 큰 문제는.. 장애발생시입니다.
2) 장애 발생
임대제의 경우 모든 책임은 하나로통신에 있습니다. 따라서 기사가 와서 어떤 수를 써서든 인터넷이 되게 하고 갑니다. 만약 실패하면 욕은 바가지로 먹고, 요금은 감면 받을 수 있습니다. 장애의 원인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하나로통신이 다 알아서 해 줍니다. 모뎀이 고장나도 별 걱정이 없습니다.
자급제를 했을 때의 시나리오는 복잡합니다. 모뎀 잘못은 알아서 해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장애의 원인이 모뎀 문제인지 망의 문제인지가 애매하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는 망이 규격 내에 들어와 있으면 모든 모뎀은 정상 동작합니다. 하지만 망이 규격 바깥으로 살며시 벗어났을 때에는 애매해집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모뎀은 동작을 하지만, 어떤 모뎀은 특성상 동작을 안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실제로는 망의 문제라고 할 수도 있지만 하나로기사가 와서 다른 모뎀으로는 별탈 없이 인터넷이 되는 것을 보여주면.. 결국은 그 자리에서는 모뎀 문제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사용자는 모뎀을 들고 A/S를 받으러 어딘가로 가야 합니다. 그런데 거기 가서 물어보면 모뎀은 멀쩡하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면 다시 하나로에 전화를 하고, 하나로는 그 지역의 다른 모뎀은 다 말짱하게 잘 붙어있으니 다시 또 모뎀 문제라고 할 것입니다. 사용자는 열이 받아서 모뎀 회사에 전화를 할 것이고, 2-3일 후에 모뎀 회사에서 집으로 방문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그 회사에서는 이런저런 시험 끝에 하나로 망의 문제라고 할 수도 있고, 아니면 모뎀의 미묘한 특성 문제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고치기는 고치겠지만... 그 기간이나 귀찮음이 제법 될 것입니다. 아니면 최악의 경우, 모뎀 사업자가 망해서 배째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3) 서비스 변경 또는 위치 변경
케이블모뎀은 어느 정도 규격이 확실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다른 케이블모뎀 지역으로 이동하면 아무런 문제없이 그 모뎀을 계속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에 하나로에서 새롭게 진보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는데, 해당 모뎀이 지원을 안 하면 어떻게 될까요? 하나로에서 바꿔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역시 애매한 상태가 됩니다.
다음 문제는 케이블 사용자가 ADSL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때에도 하나로는 자급 케이블모뎀을 처리할 의무가 없습니다. 사용자는 ADSL 모뎀을 구매하든지, 아니면 새삼 임대 ADSL 모뎀을 사용해야 합니다. 아니면 해지를 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것은 또 위약금의 분쟁의 소지가 생깁니다.
결국 모뎀의 기준과 사용 환경은 바뀔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 자급 모뎀의 경우, 하나로는 그것을 어떻게 처리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일단 고객의 자산으로 되어 있는 것을 하나로 마음대로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중고 모뎀을 새 모뎀으로 바꿔 줄 수도 없는 것 아닙니까? 중고 모뎀을 중고로 바꿔 줘도 되겠지만, 만약 중고가 다 떨어졌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결국은 해당 지역이나 서비스에 해당하는 동일한 연한의 중고가 나올 때까지 사용자는 기다려야 합니다.
5. 결론
사업자의 입장에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핸드폰과 같은 경우입니다. 사업자가 어느 정도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의 방식으로 고객이 각각의 단말을 구입하는 것입니다. 이게 사업자에게는 가장 부담없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이동통신과 달리 초고속 통신의 경우에는 고객이 단말을 구입하는 경우에 여러가지 문제의 소지가 많습니다. 그래서 굳이 자급을 권하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고객이 자급 모뎀을 쓰겠다면 하나로통신으로서는 싫어할 별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단지, 대다수의 평범한 고객에게는 그 모뎀을 자신이 관리한다는 것이 얼마나 귀찮을 것인지를 알기 때문에 그 짐을 대신 짊어지려는 것입니다.
참,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하나로에서 판매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설치는 하나로통신 기사가 해 줍니다. 하지만 그 다음의 관리는 고객이 알아서 해야 합니다. 만약 하나로판매 모뎀을 임대 모뎀처럼 하나로가 세세하게 관리를 해 주기를 바란다면, 그만큼 하나로판매 모뎀의 가격은 올라갑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모뎀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자급제의 의미가 없습니다.
이상이 사업자의 견해입니다. 더 많지만.. 피곤해서 생각이 잘 안 나는군요... 잘 생각해 보시고, 비교해 보시고, 자급제가 더 낫다고 생각하시면 빨리 구매해서 사용하십시오. 이왕 자급제로 하실 것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하는 것이 이득입니다.
참고로 저는 제 애인이 하나로통신 케이블 쓰는데, 모뎀 임대료 내고 빌려서 쓰라고 하고 있습니다. 물론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제가 가서 봐 줄 수도 있지만... 그거 만만치 않게 귀찮더군요. 하긴 뭐.. 직업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왠지 회사를 떠나면.. 장비는 더 이상 만지고 싶지 않은 그런... ^^;;;
그럼 다음에는... 또 다른 유용한 정보로 찾아 뵙기를 바라며.. 이만...
PS )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모뎀은 Net&Sys 것들입니다. 속도가 특별히 빠르지는 않은 것 같지만, 안정성이 좋더군요. 망의 변동에 따른 미묘한 변화에도 잘 적응하는 것 같고... 그런데 이 모뎀을 어디 가서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 참, 다행히도 제 애인 집에는 Net&Sys 모뎀이 도착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