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시위 배후에 불순세력 숨은 목적은?"
추모열기 찬물끼얹는 우익단체 '의견광고'
일간지 게재 '추모' '규탄' 광고와 '우익 광고'의 상반된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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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luna@ohmynews.com
▲ 7일자 35면, 2면에 실린 (사)한미우호협회 명의의 광고.
두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한 전국적인 추모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12월 7일자 주요 일간지에 "이러한 반미시위를 배후에서 계획하고 주도하는 불순세력의 숨은 목적을 생각해 보았느냐"라고 주장하는 '의견광고'가 실려 시민사회단체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또 이 광고를 실은 신문에 두 여중생 추모와 미군 규탄 내용을 담고 있는 상반된 '의견광고'가 동시에 실려 눈길을 끈다.
■ "주한미군은 우리의 적이 아니라 친구입니다."
■ "정치인이라는 말이 지금처럼 부끄러울 때가 없습니다..... 미선아, 효순아, 다음에 다시 태어나거든 마음껏 외쳐라...... 대한민국!"
■ "우리는 미국 앞에 당당한 조국을 원한다!"
■ "반미라고 말하지 않는다. 반미를 주장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12월 7일자 주요일간지에 5단 통으로 실린 4가지 주장의 의견광고다. 이 4개의 광고는 최근 전국민적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미군 장갑차(궤도차량)에 의한 두 여중생의 죽음을 두고 각각 다른 주장을 펴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부시 대통령의 직접사과·형사재판권이양·SOFA 전면개정' 등 온 국민이 주한미군 범죄 항의에 발 벗고 나선 가운데 "주한미군은 우리의 친구"라는 정반대의 시각이 담긴 광고를 낸 단체는 (사)한미우호협회(회장 박근 전 유엔대사)이다.
광고
나는 정말로 미국이 싫다!!
이 단체는 35면과 2면 하단에 각각 "주한미군은 우리의 적이 아니라 친구입니다"라는 제목의 광고를 실었다. 이 광고에서 한미우호협회는 △한반도에서 평화를 유지해온 것은 한미동맹체제가 있기 때문이며 △우리 국민의 감정은 이해하나 무죄평결을 내린 다른 나라의 문화와 국제관례를 존중해야하고 △양보나 협상의 대상이 되기 힘든 주권과 사법의 독립성 문제를 요구해 우리의 전우들을 적대시하면 한미동맹에 악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 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의 전 국민적 반미 및 여중생 사망사건 해결 촉구 열기에 대해 "이러한 반미시위를 배후에서 계획하고 주도하는 불순세력의 숨은 목적을 생각해 보았느냐"며 "무엇이 진정 국가를 위하고 우리 자존심을 지키는 일인지 냉철하고 합리적으로 생각해보라"고 충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 광고와 관련 범대위 최근호 상황실장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반미시위는 소수의 운동단체나 과격학생들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 11월30일 광화문 촛불시위에서도 보았듯이 전국적이고 광범위한 운동이며, 평화적인 시위다. 광고를 낸 주체들은 이러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올바른 한미관계를 정립하자는 국민들의 요구에 미국과 한국정부는 귀기울여야한다. 이것이 한미간의 진정한 동맹관계 확립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 7일자 조선일보>와 석간 1면에 실린 노무현 민주당 후보의 추모광고.
▲ 7일자 1면과 2면에 실린 '조흥은행 직원 일동' 명의의 광고.
▲ 7일자 석간 5면 하단에 실린 광고주체 불명의 '반미광고'.
한편 두 여중생의 추모 등 '반미 열기'가 전국적으로 대규모 추모·규탄집회가 예정된 7일 신문 광고에 그대로 옮겨져 있어 눈길을 끈다.
"정치인이라는 말이 지금처럼 부끄러울 때가 없다"는 문장으로 시작한 한 신문의 광고는 얼핏보면 백지광고로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하단 왼쪽에 '촛불시위'를 상징하는 촛불이 있고 그 옆으로 "정치인이라는 말이 지금처럼 부끄러울 때가 없다"는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말이 이어진다.
광고
오~분위기 탔어 빨리 빨리!!!
바로 민주당 측이 게재한 대통령 후보 선거 광고이다. 이 광고는 7일 전국적 촛불시위가 일어나는 것에 맞춰 효순·미선에게 전하는 메시지와 "반드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광고는 ·· 1면에 각각 실렸다.
세 번째 광고는 조흥은행 임직원 일동 명의의 광고다. "우리는 미국 앞에 당당한 조국을 원한다"고 큼지막하게 써넣어 눈길을 끈다. 얼핏보면 두 여중생의 죽음에 분노하는 '반미 광고'로 보일 수 있으나 여중생 사망사건과 최근 조흥은행의 해외 매각 문제를 결부시킨 광고다.
이 광고에서 조흥은행 임직원들은 "조국의 어린 딸들은 미국 탱크에 깔려죽고 105년 민족은행은 미국 자본에 짓밟히고 있다"며 "조흥은행 마저 헐값에 미국으로 넘겨져야 되겠느냐"며 성토하고 있다.
이 광고는 2면과 1면에 각각 게재됐다.
또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 광고는 5면에 실린 "반미라고 말하지 않는다. 반미를 주장하지도 않는다. 그러나……"라는 제목의 광고다. 이 광고의 하단에는 "이제는 분명 다시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이제 우리는 미국에 굽실거리지 않는 대통령이 보고 싶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때 입니다!"라고 적혀있다. 이 광고를 누가 낸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반미' 문제를 오는 대선과 연관시키려는 의도가 드러나있는 셈이다.
여기에는 광고라기 보다는 '미군 범죄일지'라고 봐도 될 정도로 지난 50년간 미군이 저지른 범죄 16건이 설명돼 있다.
이 일지는 '1946년 8월 15일 광주 화순탄광노동자 김판석씨 살해사건'을 서두로 '1958년 2월 25일 김춘일씨 살해 사건', '1992년 윤금이씨 살해사건', '1998년 매향리 주민들의 국가 손배소', '2002년 효순·미순양 미군 장갑차 압사사건' 등 주요미군 범죄가 설명돼 있다.
또한 마지막에는 "전쟁시 행한 민간학살을 제외하고도 지금까지 10만 건이 넘는 미군범죄가 저질러졌으나 우리나라의 재판권 행사율은 극히 낮았다"는 내용을 연도별로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2002/12/07 오후 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