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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피부과 병동에서는..

 

피부과 병동에서는..



안녕하세요. 피부과 전문의를 따고 현재 의사 생활을 하고 있는 김윤석이라
고 합니다. 간혹 가다가 피부과니까 항상 피부가 깨끗하겠다고 생각하시거
나 부러워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그것은 그저 저의 직업상의 특
성이라고 말씀드립니다.

대부분 여드름이나 아니면 기미로 인해 저희 피부과를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가끔 가다가 피부과라는 이름으로 인해 흉터도 제거해 주
는 수술도 하는 곳인줄 알고 오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해는 합니
다. 피부과는 피부과니까요.

어떤 남성이 고민을 해서 제가 운영하는 병원으로 온 적이 있었습니다. 25
세 가량의 나이를 가진 그는 아토피성 피부염과 햇빛의 강한 빛에 의해 생
긴 피부병으로 상태는 그야말로 최악이었습니다. 그는 치료를 받는 중간 중
간 가려움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원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병원
에선 조금만 참으라고 할 수 밖에 없었죠. 아~ 지금 저쪽에서 대기하고 있
었습니다. 다음 환자분이 들어올 때까지 사람들은 흔히 기다리는 과정을 거
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죠. 그도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간호사 선생님
이 그를 데리고 들어왔습니다. 여전히 상태는 최악이었습니다. 누군가 보았
더라면 그를 나이트메어의 크루거쯤으로 생각할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들
어와서 앉은 그는 인상을 찡그렸습니다. 아마도 온몸에 전염병이 도진 것처
럼 퍼져있는 피부병이 그를 괴롭히고 있는 모양입니다.


"아파요!"

그는 가려운지 긴 손톱으로 여기저기를 눌렀습니다.

그러나..피부병에 걸리면 그런 것은 별 소용없습니다.

오히려 덧날뿐이죠.

"환자분 조금만 참아주세요. 그러면 완벽한 치료를 할 수 있어요."

그러나 내 말이 들릴리 만무한 그는 내내 차가운 표정이었습니다.

아니..누군가 보았더라면 내가 가해자이며 그는 피해자와 같은 입장과 같
이 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그동안 치료는 계속 해주었죠? 마사지도.."

"아니요. 전혀..내내 긁었는걸요."

"그럼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가려웠어..가려웠다고.."


그의 눈은 마치 살인이라도 저지를 것처럼 번뜩여 있었습니다.

무서웠죠.

그는 늘 혼자서 병원에 오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병원에서 늘 가렵다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치료 감행 후 한달..


그는 상태가 의외로 호전되고 있었습니다. 붉은 반점도 무서울 정도로 가렵다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서도 이젠 미소가 띄워졌습니다.


"치료 끝이군요."


"그러게요..정말로 고맙습니다."


그는 멋쩍었던 모양인지 머리를 긁적이며 인사를 했습니다.

후엔 그 사람을 볼 수 없었습니다.

정말로 완벽한 치료를 끝낸 셈이죠.




며칠 후..




오늘은 당직입니다. 몇개의 파일과 챠트를 정리를 했습니다.
피곤함이 역력했지만 그래도 참았습니다. 그것이 더 편했기 때문입니다.


스르르륵


오싹한 느낌이 등골로 스며들었습니다.


원래 그날은 비가 온 뒤라서..바람이 부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스르르륵


'뭐지?'


난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무의식중에 그런 것이라 그런지 입술이 바짝바짝
마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답답함과 숨막
힘이 전해왔습니다.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습니다.



덜커덩..




쿵...





덜커덩..





쿵...





사무실 밖에서 마치 거대한 거인이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발소리가 울렸습
니다. 난 무의식적으로 서랍에서 뭔가를 뒤적거렸습니다. 이쪽에 올리가 없
다고 속으로 계속 되뇌이며 난 본능적으로 서랍을 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끼이익~




"꺄아아악!"





비명소리가 병원이 울릴 정도로 났습니다.


어떤 사무실? 병실?인지는 몰랐으나 그 소리는 조금은 멀리서 들렸습니다.




'뭐..뭐...뭐야..!!!'




불행히도 발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발소리에 더 기가 죽은 듯 그 자리에서 난 책상 밑으로 몸을 숨
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덜커덩..








쿵....










덜커덩..









쿵...






끼이익~




"으아아아악!"




또 누군가 사고로 죽은 모양인가 봅니다.



고개가 안 돌아갑니다.



아니..돌릴수가 없었습니다.



온몸에 땀과 전율로 뒤섞여 혼란이 왔습니다.




'사..살아야 해. 주..죽기 싫어..싫어!!'




이상한 본능이 몸에서 솟아올랐습니다.



그 본능은 곧 이어 내 손에 들고 있는 날카롭고 기다란 것을 더 부여잡게
만들었습니다. 스테인레스 제질이라서 땀으로 미끌거릴지경이었습니다. 그
래도 한번 더 다잡아 그것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덜커덩..






쿵..






덜커덩..





쿵...





발소리가 멈췄습니다.




그것도 아주 가까이에서..




'온건가?'




촉각이 곤두선 상태..




입에선 계속해서 수분을 원했습니다.



앞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었습니다.



'왜 안 오는거야?'



난 책상 밑에서 숙였던 몸을 일으켜 세우며 아직 열려지지 않은 듯한 사무
실의 문 앞에 다가섰습니다. 그리고 그 문을 열까 말까..하다가..열기로 했
습니다.




끼이익~




뭔가 검은 덩어리가 내 앞을 스쳐갔습니다.




순간...




난...




희미하지만...






덜렁거리고 있는 내 몸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날 죽인 자의 살육의 번뜩이는 눈도...




****************







"피부과 전문의 김윤석씨 말야..어제 사체로 발견되었데.."


"어머나..끔찍해라.."


"그런데..그 옆에 있던 전문의들도 당했데.."


"그럼..범인은?"


"몰라..지문도 그 유명한 발자국도 없었데.."


"그런데 왜 피부과 전문의만 당한거래?"


"몰라!"




- 끝 -









2001-07-24 12: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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