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언제나 스스로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다. 자주자주 설명을 해주어야 하니
맥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내 나이 일곱 살, 나를 작가가 되고 싶게 만들었던 것은 다름아닌 생 떽쥐베리의
였다.
어른들은 일곱 살 짜리의 그런 꿈을 대놓고 비웃었지만 그날 이후 지금까지,
나의 꿈은 한 번도 흔들리는 법이 없이 작가가 되는 것이다.
물론 어른들에게 그런 나의 꿈을 이해시키기 위해 수도 없이 설명을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은
정말 맥빠지는 노릇임에 분명하다.
허나, 나는 생 떽쥐베리처럼 "멋진 직업을 포기해 버리는"짓은 하지 않았다.
귀찮고 맥이 빠지더라도, 설명을 해주자는 쪽으로 생각을 굳힌 덕분이었다.
『너무도 인상 깊은 신비스러운 일을 당하게 되면 누구나 거기에 순순히 따르게 마련이다.』
그렇다. 나 역시 그랬다.
내가 지금껏 살아오며 그 누구보다도 더 사랑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내 눈앞에 나타났을 때,
나는 단 1%의 반항심도 없이 순순히 그를 받아들였으니 말이다.
생각해 보면 참으로 기막힌 우연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왜 하필 그 시간에 깨어 있었으며
왜 나와 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을까.
어째서 나는 그에게 호감을 느꼈던 것일까.
얼굴조차 모르는 사람에게, 왜 두근거림을 느꼈는가.
그것은 실로 신비스러운 일이었다.
자, 어린 왕자로 돌아가자.
사막에서 마주친 주인공에게, 어린왕자는 양을 그려달라고 한다.
하! 밑도 끝도 없는 그의 요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몇 번이나 다른 양을 그려주기를 부탁한다.
참으로 참으로!!!
내 앞에 나타난 어린 왕자도 마찬가지였다.
하늘에서 떨어진 것처럼 불쑥 내 앞에 나타난 그는,
나를 보자마자 자신을 사랑해 줄 것을 요구했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몇 번이나 그 방식을 바꾸어 줄 것을 바랬었지..
다만 나의 어린왕자는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와 달라서
만족할 줄을 모른다.
『할 일을 뒤로 미루는 것이 때로는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지.
하지만 바오밥 나무의 경우에는 그랬다가는 언젠가 큰 재난이 따르게 마련이야.』
이 얼마나 멋진 말인가.
생 떽쥐베리야 무슨 의도에서 저 글을 적었든 간에 상관 없이
나의 경우 바오밥 나무라 함은 사랑이다.
사랑 중에서도 상처 받을 것임에 분명한 사랑.
바오밥 나무의 어린 싹이 장미의 그것과 구분하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로,
해도 좋을 사랑과 그렇지 않은 사랑도 처음에는 구분이 쉽지 않다.
해서는 안 될 사랑을 방치했을 때,
그 사랑은 당신의 가슴에 뿌리를 내리고,
거기에 구멍을 뚫고,
마침내는 산산조각을 낼 것이다.
뭐라고?
당신 가슴은 아주 넓다고?
하하... 이봐 당신, 아주 큰 착각을 하고 있군.
가슴을 가득 채우지 않는 감정을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해서 안 될 사랑, 그것은 독이다.
처음에는 아름다워 보일지 모르나
그것은 당신을 재기불능으로 몰아갈지도 모른다.
사랑에 빠진 이들이여..
그 싹을 자세히 살펴라.
그것은 지금 장미처럼 보일지 몰라도, 어느 순간 바오밥 나무로 자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