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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장착 휴대폰…‘몰카’수단으로 탈바꿈

 


카메라 장착 휴대폰…‘몰카’수단으로 탈바꿈
성능 뛰어나 ‘도둑 촬영族’ 급증…사진 인터넷에 마구 올려 피해 속출



지난 달 20일 경기도 안성경찰서는 휴대전화에 장착된 카메라로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던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장모(3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 11월 15일 오후 8시 45분께 경기도 안성의 한 아파트 상가 여자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화장실 칸막이 위로 카메라를 비추는 수법으로 김모(22·여)씨의 신체 부위를 촬영한 혐의다.

경찰은 “장씨는 옆칸에 있던 여성이 아는 사람인지 확인하기 위해 휴대전화 카메라를 사용했다며 ‘몰카’ 의도를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휴대전화에 장착된 카메라를 특별한 용도(?)로 사용하는 ‘몰카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젊은 층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는 휴대폰에 카메라 기능이 내장된 일명 ‘카메라 폰’이 관음증을 만족시키는 몰래 카메라로 둔갑해 여성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고 있다.

특히 이 카메라 폰을 이용해 여성들을 도둑 촬영한 사진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거나 서로 주고 받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몇 년 전 사생활 동영상 유포와 관련해 사회적 이슈를 몰고 온 ‘몰카’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질 무렵 또 다시 변질된 형태의 몰카로 등장해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지하철·계단 등서 촬영

카메라 폰은 몰카 폐해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위에 이르고 있다. 몰카는 화장실, 비디오방, 러브호텔 등 설치 장소가 극히 한정돼 있어 일부 사람들이 타깃인 반면 카메라 폰은 길거리, 지하철, 계단, 공공 장소등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촬영이 가능해 일반인들도 그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몰카의 경우 촬영 가능성이 높은 곳을 피하면 피해자가 될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카메라 폰을 통한 몰래촬영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보급 대수가 3천만을 넘어선 휴대폰은 이젠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통화 혹은 문자 메시지 확인을 위해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는지, 아니면 흑심을 품고 도둑 촬영을 하고 있는지 구분할 수가 없어 아무리 조심해도 몰카로 둔갑한 카메라 폰을 막기엔 불가항력이다.

한 포털 사이트 커뮤니티에는 ‘카메라 폰의 사진 세상-카메라 폰으로 찍은 사진 공유 동호회’ ‘카메라 폰 파파라치세상’ ‘카메라 폰 나라’ 등 수십 개의 동호회가 운영되고 있다.

한 인터넷 사이트 카메라 폰 사진 동호회에는 술에 만취돼 쓰러져 있는 여성, 스커트를 입고 계단을 올라가는 여성,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치마를 입고 앉아있는 여성, 미니 스커트를 입고 있는 여성의 속옷 사진 등이 게재되어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내에 개설된 ‘카메라 폰 파파라치 세상 (cafe.daum.net/caphone)’커뮤니티에는 정회원만 열람이 가능한 특별한 자료실을 운영하면서 그들만이 몰래 촬영한 사진들을 서로 공유하며 즐기고 있다.

또 준회원인 일부 회원들은 운영자에게 자료실에 올라온 자료를 마음대로 볼 수 있는 정회원으로 등급을 올려달라며 자신들이 몰래 촬영한 사진을 마구 올리고 있다. 또 다른 커뮤니티인 ‘휴대폰 카메라(cafe.daum. net/mobilecam)’에서는 회원 가입시 입력하는 회원 등록 정보 안내문에 ‘폰사진 올리면 등업인 거 알죠’라는 문구를 통해 회원들이 자신이 찍은 사진을 올리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다음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하루에도 1만여개씩 카페가 생성되고 3천여개씩 폐쇄된다”며 “검토 후 폐쇄 기준에 해당한다면 폐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뛰어난 성능이 문제?

카메라 폰을 이용해 사진을 찍는 취미를 가진 한 대학생은 “택시나 버스 정류장 주변, 버스 운전석 뒷자리, 에스컬레이터나 계단 근처 등에서 배회하며 휴대폰 액정을 유심히 보면서 눈치를 살피는 사람들은 일단 도둑 촬영자로 의심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 같지만 액정을 통해 흐트러진 모습을 노렸다가 셔터를 누르고 유유히 자리를 뜬다.

“카메라 없는 휴대폰은 안 팔려요.” 테크노마트에서 휴대폰 대리점을 운영하는 한 직원의 말이다. 지난해 흑백 폰이 대부분이던 휴대폰 시장에서 현재 70% 이상이 컬러 휴대폰을 보유할 정도로 빠르게 국내 이동전화 단말기 시장이 변하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 들어 카메라 폰 보유자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제품 개발과 마케팅 활동 등 휴대폰 단말기 업체간 판매 경쟁은 모두 여기에 집중되고 있어 올해 휴대폰시장은 ‘카메라 폰’이 최대 이슈로 자리잡았다.

고객들의 요구가 계속 늘어나 휴대폰업체들마다 카메라 폰은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며, 카메라 폰은 판매가 아닌 생산이 더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보통 신제품을 선보이면 한 달 이후에는 제품 가격이 내려가기 마련인데 카메라 폰의 가격은 거의 내려가지 않을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표준협회는 삼성전자의 카메라 내장형 컬러 휴대폰을 ‘2002년 신기술 으뜸상’ 수상 제품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최근 경쟁적으로 카메라 폰 제품을 내놓고 사용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도둑 촬영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카메라 폰(내외장형 포함) 판매량은 1백30만대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업계 최초로 기존 착탈식 카메라 폰을 크게 개선한 내장형 카메라 폰 (SCH-X590)을 출시했으며, 최근에는 카메라와 폴더 모두 회전이 가능한 로터리 방식의 카메라 폰(SCH-X780), 캠코더 기능처럼 동화상 촬영이 가능한 IMT-2000용 VOD 폰(SCH-V300)을 선보이며 카메라 폰 붐을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까지 총 35만대를 판매했지만, 하반기 이후 11월 말 기준 1백10만대의 판매 실적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SCH-590, SCH-X780, SCH-V300 등 3종류의 내장형 카메라 폰만 11월 말 현재 80만대 가량 판매됐다”면서 “즉석에서 찍어 다른 사람의 휴대폰으로 보낼 수 있으며, 자신의 휴대폰 배경화면으로도 쓸 수 있어 신세대 모바일 매니어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LG전자도 지난 5월부터 판매에 나선 CDMA2000-1x EVDO 방식의 내장형 카메라 폰(LG-KH5000)을 5만대 가량 판매했다.

최근 33만 화소급의 내장형 카메라 폰(PD-6000, PD-K600)을 선보인 팬택&큐리텔의 경우에도 현재 주문 물량이 넘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메라 폰은 초기에는 운전자들이 사고 현장 촬영을 위해 차량 내에 비치했던 비상용 카메라를 대체하고, 여행지에서나 행사장에서 현장 사진을 찍어 보낼 수 있는 목적으로 탄생했다.

카메라 폰이 국내 젊은 층들에게 급속한 인기를 끌게 된 것은 지난 월드컵 시청 응원 때부터. 시청의 열광적인 응원 모습을 다른 곳 사람들에게 빨리 보여주고 싶은 수단으로 사용되면서 인기를 몰고 왔다.

카메라 폰이 몰카족들에게 애용되는 이유는 디지털 카메라에 뒤지지 않는 우수한 성능 때문. 거리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고성능 줌과 어두운 곳에서도 촬영이 가능한 밝기 조절은 물론 해상도 역시 30만 화소에 달한다.

또 휴대폰 폴더를 1백80도 회전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폴더를 접은 상태에서도 휴대폰 액정화면을 보면서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며 촬영한 사진 1백장을 휴대폰에 저장할 수 있다.

인터넷 벤처기업에 근무하는 한 여성(31)은 “가끔씩 지하철에서 휴대폰을 유심히 보는 사람을 보면 겁이 난다”며 “휴대폰이 몰카로 악용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정말 씁쓸하다”고 말했다.


글 이종화 기자 (macgufin@joongang.co.kr)
사진 권태완기자




written by (homoludens)
2002-12-26 12:18:39
5180 번 읽음
  총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1. 이재근 '02.12.26 9:45 PM 신고
    써 ㅡ.ㅡ; 써글.... ↓댓글에댓글
  2. 2. 이명복 '02.12.27 2:39 PM 신고
    아직도 돈 아까워 냉장고 들고 다니는 나로서는 어안이 벙벙 하네요 ↓댓글에댓글
  3. 3. 이대성 '02.12.27 9:03 PM 신고
    카메라폰 한대면 냉장고&탱크가 몇대죠 ㅡㅡ;;; 비싼돈주고 산거 저딴데밖에 이용못다하니... ↓댓글에댓글
  4. 4. 이희성 '02.12.28 1:21 AM 신고
    내카메라도 몰카용으로쓸수있는데 소유자 나름인듯 ^^ 내자랑~ ㅋㅋ ↓댓글에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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