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퍼왔어요
재밌게 봐주시고 댓글도 달아주심 고맙겟습니다
지루한 오후...
오랜만에 놀러온 늙-_-은 남자친구는 좀비처럼 방바닥에
늘러붙어있는 나를 끌고 노래방으로 갔다.
" 진~ 심심한데 우리 노래방 가자 -0- "
" 귀찮아요 -_- "
" 가자가자가자가자가자가자가자가자가자가자가자가자가자가자!! "
" 아악!! 시끄러워 알았어!! "
노래방에 들어오자마자 신나게 번호를 누르는 모습은 30대가 아닌 10대-_-
아니... 유치원생이 노래방 와서 포켓몬스터 주제곡 부르는 모습과 흡사했다.
" 신청곡 받습니다. 뭐 불러드릴까요? "
" 아무거나요 -_- "
" 선곡선곡선곡선곡선곡선곡선곡선곡선곡선곡선곡선곡선곡해줘!! "
" 아악!! 시끄러워~ 십오야!! "
반주가 나오자 그는 율-_-동을 시작했다.
손을 동그랗게 펴고 뱅글뱅글 돌고 있는 모습이란...;; 귀엽기도 했지만,
나를 향해 웃을 때 주름살을 보곤 짜증이 밀려왔다. -_-
' 그래... 나도 신나게 노는거야!!! '
그와 나는 마이크를 돌리고, 던지고 탬버린을 흔들며 신나게 놀았다.
이정현의 반을 부르며 신나게 춤을 출 쯤...
탬버린으로 내려친 허벅지가 두툼하게 부어오를 쯤...
역시 체력의 한계가 왔는지 그는 풀썩 주저앉아 땀을 닦았다.
" 헥헥~ 좀 쉬자... "
" 늙은이! -_-+ "
담배를 피며 자신의 나이를 한탄하듯 바닥에 침을 뱉는 남자친구...
캬아아아악~ 퉤!
솔직히 그때 내가 하수빈의 ' 노노노 '를 앙증맞게 부르고 있었다...;;
그리곤 그는 ' 여행을 떠나자 '를 예약하곤 화장실에 갔다.
내 노래가 끝나고...
좡좡좡좡좡좡좡좡~
" 혜진아 마이크 던져~ 오예!!!! "
전주곡에 맞춰 뛰어들어온 남자친구는 미-_-친놈 같았다.
그에게 마이크를 던지자 그는 쇼파를 이리저리 방방 뛰며
신나게 노래를 불렀다.
상상해봐라 180이 넘는 키에 30대 아-_-저씨가 추리닝에
슬리퍼(슬리퍼도 내것이라서 분홍색이다-_-)를 신고 쇼파에서 헤드빙하는 모습을..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 해도 탬버린으로 머리통을 내려치고 싶었다.-_-a
♬ 푸른 언덕에~ 좌좌좡좡좡좡~ 배에낭을 메고우워어어어~ ♪
' 황금빛 태양 '과 함께 락커처럼 쇼파에서 뛰어내리는 남자친구...
쭈~~~~~~~~~~~~~~~울떡! 쿵!
그는 내가 하수빈 노래를 부를 때 뱉은 가래침에 미끄러진 것이다.
" 꺄아아아아아악!!! 오빠~~~ ㅠ0ㅠ "
" 으...으....어....억...애...앰 브...뷰을...블런스... "
좡좡좡좡~ 반주음에 맞춰 들리는 오빠의 신음소리.
슬리퍼는 어디로 날아갔는지 모르고 바닥에 나자빠져 있는 그의 모습에
나는 울고 말았다.
......................................................너무 웃겨서...-_-;;
삐뽀삐뽀...
앰뷸런스가 노래방에 도착하자 사람들은 모여들기 시작했고,
동네 순찰중인 경찰은 달려와 무슨일인지 조사를 하기 시작했다.
" 별일 아니에요. 그냥 가셔도 됩니다. "
" 노래방에서 사람이 쓰러질 일이 뭐 있습니까!!
당신이 마이크로 이 사람 머리를 내려친 것이 아닙니까!! "
" 내가 왜요!!! "
" 진술하지 않으면 경찰서로 가시죠 "
" 말할게요. 말할게요... 오빠가 노래를 부르다가 노래방 바닥에
가래를 뱉었는데요~ "
" 가래를 뱉었다고 더럽다면서 마이크로 머리를 내리쳤죠? "
" 아니에요!! "
- 여기서부터 계단에서 경찰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재연을 했습니다. -_-;;;
" 오빠가요~ 좡좡좡좡 반주음이 나오면서 신나게 춤을 췄어요.
아싸 푸으른 언덕에~ 배낭을 메고워어어어어~
황금빛~(계단에서 뛰어내리며 미끄러지는 흉내낸다) 쭐떡! 쿵
이렇게 된 거예요. -0- "
동네 사람들은 웃기 시작했고, 경찰들도 어이없다는 듯이 자지러졌다.
물론 병원관계자들도 내 재연을 지켜보고 있었다.
들것에 실려있는 그는 다친 허리를 돌려 얼굴을 감추려 했지만
이미 쪽은 다 깐 후였다.
...
" 오...오빠 괜찮아요? "
" 젠장...;; "
" 무리하지마~ 엉덩이 뼈 다쳤으니까 다행이지 허리라도 다쳤어봐; "
아픔보다 쪽팔림이 더 컸을 꺼다.
붉어진 얼굴을 한 남자친구는 신호등에 파란불이 들어오자마자 어그적어그적
걷기 시작했다.
" 오..오빠야~ 같이가자 -0- "
그때 마주오던 중학생 4명...;;
그를 더욱더 초라하게 만들었을 뿐이다.
" 와~ 존나 웃긴다 저 나이에 포경수술 했나보다. 흐캬캬캬캬캬캬 "
" 이새끼를 안꺼져!!!!! 아...아...아야...아퍼라~ "
" 형님~ 화내면 실밥 터집니다~ "
" -_-;;; "
불쌍한 울 남자친구
오빠... 힘내... 내가있잖아. 푸흡~ 웃어서 미안...
아이고~ 오빠 뒤통수에 가래침 달려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