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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있으면 좋을 사람 1

 

"두려운 것이 있다면 털어버리면 되는 거고, 힘든 일이 있다면 해결하면 되는 거지.

대체 니 그 얼굴은 뭐냐?

세상 고민은 꼭 지 혼자 짊어진 양, 그렇게 음침한 얼굴 할 필요 없어.

너도 결국엔 나랑 똑같은 인간이야. 알아?"

"그래서?"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느라 잔뜩 억눌린 그녀의 목소리다.

화가 날 때면 안 그래도 하얀 얼굴을 더 창백하게 만드는 놀라운 재주가 있었던 그녀..

작은 주먹을 꼭 쥐고 그 주먹으로 나를 한 대 치기라도 할 것처럼 부들부들 떨고 있던...

"그래서라니?"

이미 나의 말투에서는 힘이 빠져 있다.

그녀의 저 분노가 무엇으로 변할지 잘 알고 있음이다.

이제 너는 곧 자리를 털고 일어서겠지.

내게 단 한 줄기의 눈길도 주지 않은 채 그냥 가버리겠지.

"잘난척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내가 너랑 똑같은 인간이 아니라고 한 적은 없으니까 말야."




그녀를 만난것은....어쩌고로 시작하는 그렇고 그런 이야기를 적으려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내가 영혼을 바쳐 사랑했고, 나의 그영혼을 마음껏 희롱하다가 사라져버린

한 작고 여린, 그러나 지독히도 잔인한 한 여자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러자니 결국은,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다.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한 작고 어두운 카페에서였다.

멍하니 카페 밖을 바라보면서

담배를 한 개피 입에 물고 무언가를 조용히 중얼거리는 그녀의 옆모습은

예쁠 것도, 특별히 눈에 띌것도 없었고,

사실 나는 테이블 밑으로 쭉 뻗어있는 그녀의 다리에 더 관심이 있었다.

"야, 뭘 그렇게 넋을 잃고 보냐?"

함께 일하는 형이 내 어깨를 툭 쳤다.

그 바람에 나는 그녀의 한쪽 다리가 사뿐히 들려 반대편 다리 위로 얹히는 장면을 놓치고 말았다.

"에이, 참..."

"뭐야 임마. 뭔데 그래?"

"저기, 쟤 말야."

"누구, 쟤?"

그녀의 얼굴을 확인한 형은 들고 있던 메뉴판으로 내 머리를 퍽 소리가 나게 쳤다.

"어이구, 병신....꼴값하고 있네."

"뭐어?"

안 그래도 메뉴판에 맞은 머리 때문에 화가 나려는 찰나에 얻어들은 욕의 위력이란.

다른 때라면 꼼짝도 못했을 내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자 형은 나를 끌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너 쟤가 누군지 알아?"

"알게 뭐야. 뭐 이뻐서 이러는 줄 알아? 난 그냥..."

"쟤가 바로 그 유명한 한희우다 임마."

".....한...희우?"



한희우...

한 때 내가 일하는 이 카페를 드나드는 고객들의 절반 이상이 다니는

한인대의 뭇 학생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전설이 되어버린 여자.

축제 때 자기 친구에게 찝적이던 타학교 남학생을 돌려차기로 넉다운 시키고,

다음날 그 녀석이 다니는 학교를 알아내 거기까지 찾아갔었다던가.

BMW Z3를 몰고 다니고,

교수 앞에서도 담배를 꼬나물고 히히덕거린다는 여자.

무엇보다도, 3학년인 지금까지 한 번도 과 수석을 놓쳐본적이 없다는....괴물..



"쟤,쟤가 여긴 왜 온거야?"

"아마조네스도 커피는 마시나보지. 너 괜히 쟤한테 껄떡대지 마라. 다친다."

그러나 그 때 이미, 나는 주체할 수 없는 정복욕에 사로잡힌 수컷이 되어있었다.




written by ()
2001-08-09 03:3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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