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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 갈등, 갈 데까지 갔다

 


통신업계의 갈등이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최근 진행된 일련의 구조조정과 통신정책 결정과정에서 빚어지고 있는 업체들간의 알력이 도가 지나치게 표출되고 있어 뜻있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16일 저녁 강남의 H음식점에서는 급기야 업체 대표들끼리 정통부 장관 앞에서 주먹다짐까지 벌이는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상철 장관이 정보통신업체 대표들과 신년 교례회 차원에서 마련한 이 자리에서 S사의 L 부회장은 통신업체 H사의 S 회장에게 욕설과 함께 폭행을 시도 했다. 현직 장관이 자리한 모임에서 육탄전이 벌어지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 과정에서 이를 말리던 정통부의 B 실장이 상처를 입었으며, 하나로통신측의 한 관계자는 L 부회장의 멱살을 잡고 난투극을 벌이는 낯 뜨거운 촌극을 벌였다.

이날 사건은 하나로통신과 두루넷간 인수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양측의 감정이 폭발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나로측이 두루넷 인수를 포기하면서 결과적으로 S 그룹이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자 양측의 갈등은 일촉즉발의 사태까지로 치달아 왔던 터였다.

이 자리에는 이상철 장관을 비롯해 S전자 Y 부회장, S텔레콤 J 부회장, 정통부 H 국장 등 13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 관계자는 "당사자들 사이에 사과와 용서를 통해 해결된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참석자 중 한사람은 "누구에게 말하기조차 부끄러운, 통신업계 전체가 부끄러운 일이다"고 말하고 "치열하게 경쟁을 하더라도 과거엔 그래도 동업자정신이 살아 있었는데 갈수록 감정이 나빠지는 것 같다"고 개탄했다.

통신업계의 이같이 극단적인 분위기는 최근 정통부의 정책에 대해 업체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사활을 건 입체적 로비를 벌이면서 더욱 험악해지고 있다.

최근 이동통신업체 K사가 S사의 홍보담당 임원 개인을 상대로 '영업방해' 혐의로 고소해 결국 형을 선고받게 한 일도 업계에서는 개운치 않은 일로 여기고 있다.

지금까지 업체간에 고소, 고발 사건이 숱하게 있었지만 자연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적은 없었다. 설혹 있다고 하더라도 중간에 소송을 취하하는 것이 관례였다. 개인을 상대로 소송이 이뤄질 경우 회사를 위해 일한 잘못 밖에 없는 해당 개인은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을 서로 잘 알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그동안에는 각각 회사에 소속돼 있는 사람으로서 경쟁은 하지만 큰 테두리 안에서는 '한솥밥을 먹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었다는 얘기다.

업계의 한 임원은 "첨예한 이해가 오가는 상황에서는 감정이 앞설 수도 있고 권모술수도 한 발 물러서서 보면 회사의 전략이라고 볼 수 있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하고 "통신업계 전체의 체면에 먹칠을 하는 일은 서로 삼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신업계 갈등, 갈 데까지 갔다

백재현기자 brian@inews24.com

written by (kkim)
2003-01-23 04:3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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