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화섭기자 = 25일 오후 2시께부터 시작된 전국의 유무선 인터넷 접속이 마비되는 `인터넷 대란'은 다음날 정오께 이상철(李相哲) 정보통신부장관의 기자회견과 `대국민 행동요령' 발표로 일단 마무리됐다.
숨가빴던 22시간 동안의 긴박한 표정을 돌아본다.
◇25일(토)
▲오후 2시께 = 1천만명이 넘는 전국의 인터넷 사용자들 중 많은 수가 점점 접속 속도가 느려지면서 시간 초과로 원하는 사이트에 접속하지 못하게 되자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이 때 일부 ISP(인터넷 서비스 업체)에서는 일부 고객사의 특정 포트를 통해 패킷량이 급증하기 시작하자 고객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바이러스 공격 가능성을 경고하고 문제의 포트를 닫으라고 권유했다.
▲오후 2시 10분 = 17만명의 사용자를 가진 ISP(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드림라인이 정보보호진흥원에 `네트워크의 트래픽이 급증하는 이상 징후가 발생했다'고 보고하면서 `대란'의 징후가 최초로 포착되면서 CERT라는 위기대책팀이 가동돼 원인분석에 들어갔다.
▲오후 2시 44분 = 컴팩 서버 10대, IBM 서버 2대로 구성된 혜화전화국의 DNS(도메인네임시스템) 서버에 해외로 전송되는 이상 패킷이 다량 유입되자 우리나라 최대의 초고속인터넷사업자인 KT에 대구 지역을 시작으로 민원이 접수되기 시작하면서 각 ISP에 전국적으로 엄청난 수의 민원이 몰려들었으며 이에 따라 장애 상황을 통보하는 등 조치가 시작됐다.
비슷한 시각에 24대로 구성된 하나로통신의 DNS 서버와 백본망 라우터 10대도 트래픽 과다로 마비 상태에 빠졌으며 두루넷, 케이알라인 등도 마찬가지 장애를 겪었다.
이때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무선인터넷 사업자들의 망도 급속한 트래픽 증가를 겪으며 모두 마비상태에 빠진 상태였다.
▲오후 3시께 = 국제관문국인 혜화전화국 DNS 서버가 사실상 다운 상태에 놓인 사실이 확인되자 각 ISP의 네트워크 팀들은 `호떡집에 불난듯' 화급하게 움직였다.
각 ISP는 급증하는 트래픽에 대처하기 위해 효과적인 분산 및 우회 수단을 찾는 한편 자체 망으로 들어오거나 나가는 패킷을 면밀히 분석하기 시작하는 한편 다른 ISP들과도 시시각각 정보를 주고받으며 문제 해결에 골몰했다.
▲오후 3시 44분 = KT는 일단 국제 라우터와 지역노드 라우터에서 이상 패킷이 발생하는 포트를 닫아 버린 뒤 트래픽 과다로 다운된 혜화전화국 DNS 서버 대신 구로전화국 DNS로 우회토록 조치했다.
이 때쯤 이상철(李相哲) 정보통신부 장관은 집에서 쉬고 있다가 보고를 받고 황급히 자택을 나서 정보통신부로 향했으며 정통부 직원들은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오후 4시 = 구로전화국 DNS 서버에도 과부하가 발생, 접속 성공률이 10%대로 하락하면서 사실상 마비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통부는 사태의 원인이 MS-SQL 서버의 보안 취약성을 이용한 웜의 침투 및 확산임을 파악하고 각 ISP에 문제의 포트를 닫으라고 촉구했다.
▲오후 7시 = 국내 제2위의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인 하나로통신의 망과 서버가 복구됐다. 110여만명의 회원을 가진 3위 업체 두루넷은 이보다 30분 전에 복구를 끝낸 상태였다.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트래픽 증가에 따른 속도 지연 및 접속시간 초과에 따른 불통 현상이 계속돼 밤늦게까지 인터넷 사용자들은 답답함을 느껴야 했다.
KT, 하나로통신 등 ISP들은 메가패스, 하나포스닷컴 등 자신들의 사이트에 MS-SQL 서버의 취약점을 막기 위한 보안패치나 서비스 팩을 내려받으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공지사항을 올렸다.
▲오후 11시 = 트래픽이 다소 줄어들면서 네트워크가 어느 정도 정상을 되찾기
시작했으나 부분적인 망 접속 장애는 계속됐다.
◇26일(일)
▲오전 9시 = 이상철 장관, 정보통신부 간부들과 각 ISP 대표 등이 긴급회의를 갖고 대책을 숙의하는 한편 `대국민 행동요령'을 채택했다.
▲오전 11시 20분 = 이상철 장관은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나라의 인터넷이 전국적으로 마비된 데 대해 국민들에게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면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철저한 방지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피로한 표정의 이 장관은 40여분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사이버 도로교통법'에 해당하는 법률을 만들겠다"고 말한 뒤 취재기자들의 질문공세와 사진기자들의 플래시가 쏟아지는 가운데 회견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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