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설 앞두고 기름값 인상 고민
정유사들이 설 연휴를 앞두고 휘발유를 비롯한 석유제품 가격 인상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와 LG칼텍스정유, 현대오일뱅크 등 주요 정유사들은 최근 국제유가의 가파른 상승으로 주요 석유제품 가격의 인상요인이 발생했으나 설 대목을 앞두고 물가상승세를 부추긴다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고심중이다.
지난달 평균가격이 배럴당 25달러선이던 두바이유는 한달간 2달러 이상 올랐으며 같은 기간 국제 휘발유 완제품 가격은 배럴당 28달러대에서 32달러대까지 급등했다.
국내 정유사들은 통상적으로 전전달 26일에서 전달 25일까지의 국제유가 변동폭을 평균해 다음달 국내유가에 반영하고 있는데, 보통 국제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국내유가는 ℓ당 13원 정도의 인상요인이 있는 것으로 계산한다.
비록 환율과 시장수급상황 등이 약간의 변수로 작용하긴 하지만 이 공식대로 적용한다면 설 연휴를 전후해 휘발유의 경우 ℓ당 30-40원, 등유와 경유는 ℓ당 20-30원 정도의 인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그러나 각 정유사들이 지난 15-16일 등유와 경유값을 ℓ당 15-20원씩 올리면서 "국제유가 급등세에 따른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당분간 수시로 가격을 조정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안팎의 시선이 따가운 데다 설을 앞두고 또 다시 기름값을 올릴 경우 비난여론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어서 쉽게 인상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의 상승폭으로 봐서는 분명 인상요인이 발생했으나 월말 월초에 설 연휴를 끼고 있어 시기가 미묘한 데다 잇단 기름값 인상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 고심중"이라며 "일단 설 연휴 시작 즈음에 기름값을 조정할 가능성이 크지만 여론을 의식해 조정시기를 설 연휴 뒤로 늦출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
국제 유가, 시간외거래서 소폭 상승
국제 유가가 미국-이라크간 전쟁 임박설 등으로 소폭의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의 시간외 거래에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3월물은 27일 오전 11시3분(한국시간) 현재 배럴당 33.34달러로 지난 주말보다 6센트가 올랐다.
전문가들은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미국이 단독으로 이라크의 무장 해제를 위한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면서 전쟁 우려감이 고조돼 유가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또 베네수엘라의 파업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제원유시장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상승세를 떠받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 니혼 유니컴의 후지사와 히로무네 애널리스트는 "일본에서는 최근 들어 중동전쟁 발발에 대비해 대형 투자자와 정유업체들이 원유 선물을 계속 매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블룸버그=연합뉴스) ■
이라크戰 우려로 달러화 약세, 유가 상승
미국이 독자적으로 이라크를 공격할 수도 있음을 시사해 전쟁 위기가 더욱 고조됨에 따라 달러화는 27일 유로화에 대해 약 4년만에 최저 시세로 떨어졌다.
지난 24일 유로당 1.0822달러로 마감했던 달러화는 이날 유로당 1.0905달러까지 하락함으로써 99년 3월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서도 지난 주말 달러당 117.76엔에서 이날 117.58엔으로 하락하면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같은 달러화의 약세는 미국이 프랑스, 러시아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의 협조를 얻지 못하고 결국 독자적인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우려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HSBC의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오스틴은 "이 상태로 간다면 유로화 가치는 7일 연속 상승하는 것으로 이라크 전쟁 위기에 따른 유로화의 특수는 더욱 오래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유엔 무기사찰단의 사찰결과 보고를 앞둔 이날 3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지난 주말(24일)보다 77센트 오른 30.60달러를 기록하며 오름세를 지속했다.
(런던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