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승조,지만원,조갑제 트리오의 망언시리즈 때문에 시끄럽군요. 사태를 보면서 그들의 망언에 분노가 치밀기도 하지만 일부 언론이나 네티즌들이 그들을 지칭할때 쓰는 "극우"라는 용어가 잘못 쓰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몇자 적습니다.
학계에서 극우라는 말의 정의를 어떻게 개념짓는지는 제가 문외한이라서 잘 모릅니다만 대충 1) 자민족 우월주의나 혹은 배타적 민족주의를 주장하고 2)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보다는 강자들을 더욱 강하게 해주는 것이 곧 약자들에게도 이익이 됀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극우로 분류한다면 크게 틀리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중에서도 극우를 분류하는 가장 특징적인 것이 바로 자민족 우월주의인데 이상하게도 우리나라 극우들에게서는 그런 면을 찾아볼 수 없고 오직 2번의 주장만을 되풀이 하면 극우라고 불러주는듯 합니다. (심지어 이번에 문제가 된 한승조는 우리 민족을 아메리카 인디언에 비유하며 대놓고 자민족 열등주의(?)를 부추기는데도 그를 극우로 지칭하더군요.)
더 더욱 이상한 것은 한국과 일본이 지금 많이 친해졌다고는 하지만 민족간의 감정이나 과거사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는 분명 적대적인 측면이 있는 관계인데, 우습게도 한국과 일본의 극우들의 주장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다는 것입니다. 사회학적으로, 적대적인 두 국가 극우들의 주장이 이렇듯 똑같을 수 있는 것이 과연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마도 한국의 그들이 극우가 아닌 사이비이거나, 혹은 일본의 그들이 가짜이거나 둘중의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건강한 자유민주주의라면 비록 극우라도 그들이 사회 다수가 합의한 법 질서를 어기지 않는 한 그들의 목소리 역시 하나의 의견으로써 존중받아야 될 것입니다. 물론 극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겠죠. 하지만 이번 한승조트리오 망언에서 보듯이 극우도 아닌 것들이 극우 행세를 하며, 혹은 그렇게 불리며 민족의 자존심에 먹칠을 하는 것까지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그들을 극우로 부르는 것은 진짜 오리지날 극우들의 명예를 몹시 훼손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들은 그저 이도 저도 아닌, 오직 매국노라고 불러주는 것이 합당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의견이야 자유롭게 표현해도 무방하겠지만, 용어까지 맘대로 바꿔쓰면서 본질을 가리려해서는 안되겠죠?
-- 사족 : 그럼 우리나라에 진정 극우로 분류될 만한 사람들이 있을까요? 한민족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민족이기 때문에 다른 민족들을 이끌어주어야 할 숭고한 사명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사회적 복지같은 것에 국력을 소모하기보다 강력한 지도자아래 강대한 나라가 되어야 국민이 행복하다고 주장하는 그런 사람 말이죠. 오랜 사대주의 역사에 그런 극우의 기개(?)를 가진 사람이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의심이 들지만 저명인사로는 도올 김용옥정도가 나름대로 그것에 가깝지 않나 생각되고요. 또한 "격암유록" 혹은 치우천왕 하면서 웅대한 민족사를 주장하는 분들이 그 범주에 드는 것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하지만 오로지 개인적인 의견이니 태클은 사양합니다.
(그러고보니 우리나라는 딱부러지게 극우로 분류할 만한 인물이 없는, 어찌보면 불행한 나라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