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SL시장 '구조조정論' 확산
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구조조정론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이슈가 됐던 막대한 투자비 및 저조한 수익모델 논쟁이 국내 통신시장에 대한 재편론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통신 등 국내 대부분의 초고속인터넷업체들이 일제히 외자유치에 나서고 있다.
초고속인터넷가입자 400만명 돌파 등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해당 업체들이 과다한 투자와 출혈경쟁에 따른 누적적자 해소 및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외자유치에 매진하고 있는 것.
두루넷이 지난해 말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2억4000만달러를 유치한 것을 시작으로 드림라인 3000만 달러, 한국통신 20억 달러, SK텔레콤 31억6천만달러, 데이콤 1억달러, 하나로통신 1억달러 등 기간통신업체들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외자유치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경우 올 상반기에만 약 7조원 이상의 외자가 들어 오게 된다.
그러나 국내 경기침체 심화로 외자유치 자체가 어려운데다 설사 외자유치가 이뤄진다고 해도 모든 사업자들이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마련할 수 없다는게 관련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가입자 한 명당 유치비용이 80만~150만원인데 비해 월 서비스 이용료는 최고 4만원에 불과, 향후 3년 동안 이용료를 꼬박 받아야 겨우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는 수익모델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들은 올부터 시설투자비 부담이 크게 줄어 빠르면 연내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지만 연간 적자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할 때 누적 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 실현은 최소 2~3년은 지나야 가능할 것이란게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또 자본력에 있어 비교우위를 갖춘 SK텔레콤이 초고속인터넷시장 본격 진출을 선언하고 나서, 시장경쟁 상황이 더욱 심화하고 있는 점과 무선인터넷 대중화가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점도 대다수 초고속인터넷서비스업체들의 수익문제 개선에 있어 커다란 걸림돌이다. 자칫 과당경쟁에 따른 중복투자를 또다시 부추겨 투자비 회수이전에 좌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업체들의 경쟁적 외자유치가 지속될 경우 외국자본에 대한 영향력을 지나치게 키워, 국내 업체들은 사업 기반 마련을 위한 들러리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낳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초고속인터넷업체들이 공멸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기간통신망을 완전 개방하고 경쟁에서 뒤지는 업체는 과감히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인 정책에 입각한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외 경쟁력을 갖고 있는 국내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시장이 외국업체들에게 잠식당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정양기 기자
출처 : 일간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