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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편되는 통신시장] (상) 국내업체 실태

 

[재편되는 통신시장] (상) 국내업체 실태

정보통신부가 통신시장을 3개의 종합통신그룹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올해 통신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주무부처인 정통부가 그동안 과당경쟁과 중복투자로 경쟁력을 상실한 업체들을 시장원리에 따라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 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세계 통신시장 구도가 대형화와 효율화를 통해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더이상 머뭇거릴 경우 국제경쟁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현실도 통신업계 재편을 촉진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통신업계의 국내외 상황과 발전방안은 무엇인지, 3회에 걸쳐 알아본다.

◇대형화로 치닫는 세계 시장=세계 통신 시장은 대형화로 치닫고 있다. 영국의 통신업체인 보다폰 그룹은 지난 99년 1월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업체인 미국의 에어터치를 620억달러에 인수했다. 이어서 독일의 최대 이동통신 업체인 만네스만을 세계 최대의 인수합병(M&A)규모인 1800억달러에 인수했다.

미국 통신업체인 GTE와 벨 애틀랜틱, 보다폰에어터치 등 3개 업체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아예 버라이존이라는 하나의 회사로 합병했다. 일본의 최대 이동통신업체인 NTT도코모도 미국 통신업체인 AT&T 자회사를 인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모두가 대형화하지 않고서는 경쟁력이 없다는 결론에 따른 몸부림이다.

◇중복투자 몸살 앓는 국내 시장=그러나 국내 시장은 이와는 딴판이다. 대형화는 커녕 중복투자와 과당경쟁으로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들이 적자구조에서 허덕이고 있다.

이동전화 기지국은 대표적인 중복투자의 사례다. 현재 이들 통신사업자들이 설치한 전국의 기지국 수는 3만2000개로 지난 2∼3년간 1조원 이상이 중복투자됐다. 특히 과열경쟁에 따른 보조금도 98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3조원 이상이 지급됐다.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는 초고속인터넷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정통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이 분야에도 8700억원이 중복 투자됐다. 게다가 가입자망은 과열 경쟁으로 인해 장사가 잘되는 도시지역의 경우 2∼3중으로 깔렸지만 지방에는 망이 없어 인터넷이 안되는 곳이 적지 않은게 현실이다.

결국 이 분야는 한국통신·하나로통신·두루넷이 과당경쟁을 빚는 결과로 이어졌다. 드림라인은 일찌감치 가입자 유치 경쟁을 포기했고 전국 80∼90여개의 지역 초고속인터넷 중소업체들은 연쇄 도산끝에 현재 10% 정도가 살아남았다.

중복투자는 앞으로 시행될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사업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향후 5년간 이 분야에 5조원의 중복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악화되는 수익 구조=이같은 이유로 국내 통신산업은 이동통신 2700만명, 초고속인터넷 430만명이라는 외형적 성장을 이뤘으나 상당수 기업들은 과다한 투자와 출혈경쟁으로 수천억원대의 누적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말 현재 이들 12개 통신사업자의 최근 3년간 누적적자만 1조2000억원이나 된다.

하나로통신은 지난 2년간 3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붓고도 지난해 3094억원의 적자를 냈고 두루넷은 1000억원, 드림라인은 45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시외전화 사업자인 데이콤과 온세통신은 한통의 독주와 이동통신의 확산으로 지난해 상반기 각각 890억, 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단지 유무선 모든 분야에서 ’규모의 경제’의 이점을 안고 있는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이 지난해 1조2000억원(추정치)의 흑자를 기록했을 뿐이다.

◇형편없는 국제 경쟁력=이처럼 약한 체질 때문에 아직까지 국내 통신사업자가 해외에 나가 이렇다할 승전보를 전해 온 적이 없다. 이는 비교적 경쟁력을 갖췄다는 한통이나 SK텔레콤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통신의 경우 지난 몇년간 동남아 지역에서 사업을 벌였다가 실패했다. SK텔레콤은 몽골에서 이동통신 사업을 한다지만 이를 성공으로 보기에는 시장이 너무 초라하다.

앞으로 열리게 될 중국시장에 대해 미국과 유럽업체들이 오래전부터 공을 들이고 있지만 국내업체들은 아직 준비조차 못하고 있다.

/ hjjojo@fnnews.com 조형재기자

출처 : 파이낸션 뉴스



2001-02-21 09:3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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