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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동화 (1) - 토끼와 자라

 

『 황당한 동화 (1) - 토끼와 자라 』

글쓴이 : theblueday(theblueday@korea.com)

바다 깊숙한 곳 용궁에 살고 있던 용왕이 깊은 병에 걸렸습니다.

아무리 좋은 약을 써도 아무 효과가 없었는데 신의로 알려진 화타의 아들인 '화투'가 용궁에 왕진을 왔답니다.

" 의약 분업을 철회 하지 않으면 침을 놓겠소! "

" ................ "

잠시 후, 그는 용궁의 이근안으로 불리우는 고문 전문가 철갑 상어와 함께 구석진 방으로 끌려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수 시간이 지난 후, 그는 인간의 형상이라고는 할 수 없는 끔찍한 몰골로 나타났습니다.

용왕님은 그런 화투에게 따스한 미소를 머금고 다정히 물었습니다.

" 자... 이제 불어보실까..? "

화투는 끔찍한 고문을 당한 덕분인지 순순히 말하려는 듯 용왕의 가까이로 갔답니다.

" 후우!! "

... 그가... 불었습니다.. -_-;

용왕님은 또 다시 부드러운 목소리로 철갑 상어 장군에게 말했어요.

" 스페셜 코스로 한 타임 더 돌려라. "

철갑 상어 이근안 장군은 어지간해선 쓰지 않던 자신의 오른팔과 왼팔이라 할 수 있는 한철썩 장군과 아뜨거 장군을 불렀습니다.

참고로 한철썩 장군은 채찍 전문가, 아뜨거 장군은 촛농 고문의 대가였으니, 지극히 정상적인 사고 방식을 지니고 있던 '남자' 인 화투에게는 큰 고통이 아닐 수 없었답니다. -_-;

장시간의 고문 끝에 시체에 가까운 모습으로 나타난 화투는 기어 드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 토.. 토끼의 간을 먹어야만 그 병이 낳습니다.. "

용왕은 그 소리를 듣고 크게 기뻐하며 일단은 화투를 다시 지상으로 보내 주었습니다.

그러나 화투는 한동안 심각한 정신착란 증세에 시달릴 수 밖에 없었다고 하는군요. -_-;

한 편, 용궁에선 토끼 포획에 대한 회의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회의의 쟁점은 바로 '누가 토끼를 잡아 올 것인가' 였어요.

먼저 문어 장군이 나와서 말했습니다.

" 이 제가 당장 밖으로 나가서 토끼를 잡아 오겠습니다.
전 팔이 많기 때문에 토끼를 쉽게 잡을 수 있을겁니다! "

그러자 용왕님은 허허 웃으시며 말씀하셨어요.

" 팔 많은게 자랑이냐.. 기형아 새끼야. "

문어 장군은 충격을 받은 듯 흐느끼며 회의장을 빠져 나갔답니다. -_-;

그 후로도 많은 이들이 자신이 나서겠다고 했지만 용왕님은 별로 미덥지 않은 듯 했습니다.

그 때 용궁의 참모격인 해마가 말했습니다.

" 토끼를 잡아오는 것이라면 자라가 적격입니다. "

그러자 모두들 앉아있던 자라를 바라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모두 허탈하게 웃으면서 한숨을 내쉬었답니다.

자라는 푸르뎅뎅한 피부에 몸집도 작고 연약하게 생긴 흔히 말하는 좁밥 이였기 때문이었어요. -_-;;

" 해마님.. 자라는 너무 약하기 때문에 토끼를 잡아 올 수 없을텐데 왜 그를 지목하셨습니까? "

그러자 자라는 발끈하며 말했어요.

" 저를 그렇게 무시하지 마십시오! 저도 나름대로 능력이 있습니다! 제가 그렇게 만만하게 보입니까!? "

" 응. "

" -_-; "

자라는 여기서 물러서면 안된다고 생각하며 강하게 나갔습니다.

" 여러분들에게 저의 강한 모습을 보여겠습니다... "

" 음..? "

자라는 자신감에 찬 미소와 함께 갑자기 최민수 톤으로 말하는거에요!

" 자라.. "

... -_-;

회의장에 있던 모든 사람, 아니 어류들은 자라의 늠름한(?) 한마디에 모두 굳어 버리고 말았어요. -_-;

결국 장시간에 걸쳐 집단 구타를 당하고 만 자라.. 저런.. 불쌍해라.

그렇게 한심해 보이는 자라였지만 용궁에선 그 누구도 가지지 못한 '육지에서 숨 쉬기' 란 능력 덕분에 결국은 자라가 토끼를 잡아오는 역할을 맡게 되었답니다.

모두들 자라를 배웅 나온 가운데 자라는 들뜬 채 작별 인사를 했어요.

" 용궁 경찰 특공대 소속 특수 요원 자라!
토끼를 잡아 무사히 귀환 하겠습니다! "

이번에도 역시 용왕님이 일행들의 대표로 웃으며 답변 했답니다.

" 아가리 닥치고 빨리 잡아 와라. "

그렇게 자라는 지상으로 올라오자마자 황소에게서 젖소와의 미팅 알선을 대가로 입수한 정보대로 토끼가 있다는 숲으로 향했습니다.

자라는 황소가 말한 숲 앞에서 큰 소리로 외쳤어요.

" 황소 이 씨발노오옴!!!!! "

황소가 가르쳐 줬던 곳은 다름 아닌 보르네오 섬이였던 거에요!
주) 보르네오 - 세계에서 3번 째로 큰 섬으로, 섬 전체가 숲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밀림과 정글로 덮혀 있음. (면적 77만 5천 ㎢)

자라는 실의에 빠져 주저 앉고야 말았습니다.

' 이렇게 넓은 숲에서 어떻게 토끼를 찾으란 말야! '

그렇게 상심하고 있는 자라의 앞에 갑자기 토끼가 지나 가는게 아니겠습니까!?

긴 귀와 짧은 꼬리, 그리고 튀어나온 2쌍의 앞니는 분명히 영락 없는 토끼의 모습이였습니다!

" 아니! 어떻게 이렇게 기가 막힌 타이밍에 토끼가!? "

... 그 이유는 간단하지요..

... 왜냐면 만나야만 이야기가 진행 되니까요.. -_-;

어찌야 됐건, 반가운 마음에 자라는 토끼에게 이렇게 말했답니다..

" 하이~ "

... 저런..

... 인터넷에 물든 N 세대 자라였나봅니다.. -_-;

자라는 해설자에게 죽통을 여러 차례 쳐맞은 후에야 각본에 충실 할 것을 다짐 했다고 하네요. -_-;;

자라는 부어 터진 주둥이를 사리며 토끼에게 말했습니다.

" 쿨럭.. 안녕하세요. 토끼님. 듣던대로 멋진 귀를 가지고 계시는군요. 전 용궁에서 온 자라라고 합니다.
지상도 아름답지만 용궁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곳이죠. 저와 함께 용궁으로 가시면 높은 벼슬을 하시며 편한 인생을 살 수 있답니다. 어때요? 저와 함께 용궁으로 가시지 않겠습니까? "

토끼는 대답했어요.

" 싫어. "

... -_-;;

자라는 당황 했지만 정신을 차리고 또 다시 말했습니다.

" 토끼님. 이 글은 허무 개그가 아닌데요.. -_-; "

... 이런 이런~

... 역시 인터넷에 물든 N 세대 토끼였나봅니다.. -_-;

토끼는 마침 인터넷의 유명 유머 사이트인 '푸하' 에서 [잡담군] 님의 허무 개그를 재밌게 보고 있었다고 하네요. -_-;

처세술에 능하던 토끼는 아까 잔인하게 쳐맞던 자라를 상기하며 해설자와 눈이 마주치기 전에 재빨리 이야기를 전개 시켰어요.

토끼는 자라에게 말했습니다.

" 너... 자라지?? "

" 네..? 그런데요?? "

" 그리고 용궁은 바다에 있는거지...? "

" 네.. 맞아요. 하하. 바다에 들어가셔서 숨을 못 쉴까봐 걱정하시는가 보군요. 걱정 마십시오. 저희에겐.. "

" 그게 아니고.. 이상해서... "

" 뭐가 이상하다는 거에요? "

자라가 의아해하며 묻자 토끼가 말했습니다.

" 아니.. 자라는 원래 강과 연못에서만 서식하는 동물인데 어떻게 바다에서 살 수 있냐는 거지.. "

" ................... "

... 토끼 녀석...

... 생물학에도 능통한가 봅니다.. -_-;

그러자 자라는 더 이상 방법이 없다는 듯 간절히 토끼의 목에 매달리며 불쌍한 표정, 울먹이는 목소리로 애원하듯이 말했어요.

" 안 따라오면 목 꺾어 버린다. "

" .................. "

결국 토끼는 자라의 간곡한 부탁(?) 으로 하는 수 없이 용궁으로 따라 가기로 결정 했답니다. -_-;

" 저와 함께 가시겠다니 저로선 너무 기뻐서 할 말이 없군요! 토끼님이 오신다면 저희 용궁으로선 큰 영광이 아니라 할 수 없을겁니다! 자, 이쪽입니다! "

... 가만 보니 자라 녀석도 대단한 놈입니다.

토끼가 따라오겠다고 하자마자 돌연 정중 모드로 돌아오다니..
이런게 바로 세상 사는 요령이라는걸까요.. 흠흠.. -_-;

어쨋든 그렇게 토끼는 자라와 함께 바다로 들어갔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자라는 용궁이 보이는 것을 보고 토끼에게 말했습니다.

" 토끼님. 저길 보세요. 저기가 저희가 사는 용궁입니다! "

그러나 토끼는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일 뿐입니다.

아무래도 상당히 과묵한 토끼인 모양입니다.

어쨋든 도착한 용궁에는 미어(美漁) 들이 마중을 나와 있었어요.

그녀들은 토끼를 정중히 환영하며 말했답니다.

" 어머, 처음 보는 오빠네. 오빠 놀다 가요~ "

... 음.. -_-;

알고 보니, 그 곳은 용궁이 아니라 바다의 청량리라 불리우는 대륙붕의 하나인 '오야붕' 이였다고 하네요. -_-;;

... 자라가 상당한 길치였던 모양입니다. -_-;

자라는 당황해하며 서둘러 상황을 수습하려 했어요.

" 하..하하! 아무래도 잘못 온 거 같군요.

다시 용궁으로 모시겠습니다, 토끼님. 죄송합니다! "

그러자 토끼는 괜찮다는 듯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답니다.

" 이 씨발놈이 장난하니? "

자라는 아무 말 없이 이번에는 팔을 잡고 불쌍한 표정으로 토끼를 바라 보았습니다.

아까 말했듯이 토끼는 처세술에 능한 녀석이였어요.

재빨리 그 제스츄어가 ' 이번에는 팔모가지 분질러버린다.'로 파악한 토끼는 이번에도 군소리 없이 자라를 따라갔답니다.

자라는 몇 번 씩이나 엉뚱한 곳에 들낙거린 후에야 겨우 용궁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용궁에는 용왕부터 문무백관에 이르기까지 많은 인파들이 마중을 나와 있었어요.

그 중 대표로 바다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미스 오션, 노랑자리돔 아가씨가 토끼에게 조개 목걸이를 걸어주며 악수와 포옹을 나눴어요.

토끼는 감격한 듯 말했답니다.

" 우욱. 비린내 "

그렇게 환영을 받은 토끼는 용왕의 안내를 받아 푸짐한 잔치상이 마련된 곳으로 자리를 옮겼어요.

잔치상에는... 우와~ 말 그대로 산해진미가 넘쳐 나고 있었답니다!

상어회에서 고래 샤브샤브까지 온갖 진귀한 음식이 있었지만 토끼는 웬일인지 아무 음식도 입에 대지 않았어요.

... 왜 그럴까요...?

음식이 맛 없어서 보여서? 아니면 너무 고급이라 부담스러워서?..

... 의외로 이유는 간단 했답니다..

... 토끼는 초식 동물이기 때문이였어요.. -_-;

그런 식으로 나름대로 환영 행사가 끝나고 용왕님은 슬슬 본심을 들어내기로 했답니다.

그러나 멀리서 오게 한 것도 미안한데 직접적으로 간을 달라고 하면 양심도 없는 인간이라 생각한 용왕님은 최대한 간접적으로 돌려서 말하기로 했습니다.

" 간 내놔. "

... 최대한.. 간접적... -_-;;

토끼는 처음에는 무슨 뜻인줄 몰랐으나 점점 다가오는 물고기 병사들을 보고서야 속았다는 것을 알아차렸어요.

토끼는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며 한 가지 꾀를 냈어요.

" 내 간은 너무 귀한 것이라 지상에 두고 왔습니다. "

그러자 용왕님은 깜짝 놀란 듯이 말했습니다.

" 안 속아 씨발놈아 "

용왕님은 이미 '토끼와 자라' 라는 동화를 읽어 봤다는군요. -_-;

토끼는 뜨끔했지만 태연한 척 말했어요.

" 정말입니다. 장기 기증을 위해 장기 은행에 맡겨뒀어요! "

용왕님은 토끼가 동화와는 다른 이유를 대자 당황하며 말했습니다.

" 그럼 전화 해서 배달 시켜. "

아무래도 용왕님은 장기 은행을 반점이나 분식집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네요.. -_-;

토끼는 어느 정도 자신의 거짓말이 먹혔다고 생각하고 다시 말했어요.

" 직접 가지 않으면 간을 가져 올 수 없습니다.
금고의 암호가 지문 인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죠. "

그제서야 용왕님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답니다.

" 그럼 손가락 하나 짤러. "

아.. 저런 끔찍한... 용왕님의 전직이 궁금해지는군요.. -_-;

그렇게 순순히 토끼를 다시 보내주지 않으려 했던 용왕님이였으나, 토끼가 '안 보내주면 이 자리에서 죽어버리겠다' 며 목에 송곳을 들이대며 흔히 말하는 '배째라 전술' 을 시전하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보내 줄 수 밖에 없었어요.

토끼는 꼭 돌아오겠다며 약속했으나,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던 용왕님은 자라도 같이 지상으로 보냈습니다.

얼마 후, 과연 토끼는 다시 용궁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토끼들이 친구들도 많이 데리고 왔네요~~

" 꼼짝마!! 경찰이다!!! "

토끼의 친구들은 다름 아닌 경찰의 기동 타격대라고 하네요. -_-;

결국 용왕과 문무백관들은 납치 및 장기 밀매 혐의로 모조리 구속 되어 버렸답니다. -_-;;

그 후, 토끼는 용궁에 있던 보물을 챙겨와서 큰 보석상을 차렸어요.

그리고 바다를 관리하는 모든 이들이 구속되어 버리자 바다는 급격히 황폐해져 갔습니다.

결국 도저히 생물이라고는 살 수 없는 바다가 되어 버린 그 곳은,
현재 우리에게 사해(死海) 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답니다. ^^;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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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3-07 12:5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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