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초고속인터넷 사업자(ISP)들의 난립으로 서비스 품질이 크게 떨어지는 등 소비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9일 업계에 따르면 80여개가 넘는 ISP 대다수가 ‘초고속 적자’ 행진을 하고 있는데다 일부업체들이 갑자기 부도를 내고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가입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소비자 피해 실태=최근 인터넷코리아(대표 양기천)가 자진 폐업을 선언하고 회사대표가 잠적하면서 3000여 회선 가입자들이 피해를 입었다.이 회사의 부도는 지난해 8월말 분당에서 한국통신을 누르고 보급률 1위를 기록했던 네티존이 전격 부도처리된데 이어 두번째다.
사업자간의 과열경쟁으로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고도 잦다.인터넷 토털 솔루션업체인 미디어아이(대표 오기호)의 서울 목동지역 랜(Lan)사업자인 단지넷(www.danji.net)은 지난달 10일 목동 8단지내 전용선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이 사고로 단지넷에 가입한 50여 가구가 한동안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작년 한해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관련 피해실태를 분석한 결과,인터넷 관련 상담 건수가 전년의 474건 보다 무려 1323% 늘어난 6747건에 달했고 피해구제 건수는 전년의 54건 보다 1265% 증가한 737건이었다.피해구제 건수로는 두루넷이 47.5%(350건)로 가장 많았고 하나로통신 19.7%(145건),한국통신 10.7%(79건),드림라인 3.1%(23건),온세통신 2.9%(21건),네티존 2.7%(20건) 등의 순이다.
이같은 소비자 피해는 ISP들의 난립과 과당경쟁,중복투자,경기불황에 따른 채산성 악화와 한국통신의 기간망 사용료 인상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지난 3∼4년간 ISP들이 망구축에 쏟아부은 돈은 7조원에 달하지만 2005년이 돼야 영업이익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서비스가 당장 개선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대책은 없나=ISP들중 일부 업체들은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무리한 덤핑 경쟁 속에서 틈새를 노리는 생존전략을 펴고 있다.케이알라인(대표 방상구)은 이용료 선불제,영업비용 절감,기업고객 중심의 틈새전략을 펴 80여개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다.
데이콤 보라넷은 전국 PC방 8000여곳을 대상으로 심야 무료공급 전략을 펴 가입 PC방을 늘리고 있고 ISSAN은 한 건물에 입주한 여러 회사들이 한 전용선을 공유하는 ‘건물 전용선 방식’을 도입해 여의도 등 빌딩가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또 다물텔레콤,엑스포넷,누비텔레콤 등 7개 중소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통합로고를 쓰기로 결정하고 서비스 브랜드 통합,장비공동구매,공동마케팅 등을 통해 시장점유율과 가입자수를 늘리는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ISP들이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에 품질이 떨어지는 것”이라며 “정부차원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정재호기자 j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