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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은 소비자가 봉인가

 

정보통신은 소비자가 봉인가

정부와 통신서비스업체들이 소비자들의 권익은 무시한채 행정편의와 사업자 이익만 지나치게 앞세우는 사례가 잇따라 반발을 사고 있다.
시내·이동전화 사업자들은 지난 1일부터 발신자 전화번호를 수신자 단말기에 표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전화번호 공개를 원치 않는 가입자는 따로 신청하거나, 전화번호 표시를 거부한다는 뜻을 교환기에 전하는 번호(한국통신 시내전화의 경우 169번)부터 사용 전에 누르도록 하고 있다. 특히 엘지텔레콤은 모든 019 가입자를 일방적으로 발신자전화번호표시 서비스에 가입시킨 뒤, 불편한 사람은 고객지원센터에 해지신청을 하도록 했다. 정부와 사업자들은 “전화 가입자들의 인권침해와 사생활 노출 논란을 막기 위해 전화번호 표시를 거부할 수 있는 기능도 함께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소비자들은 “발신자전화번호표시가 시내·이동전화의 부가서비스라는 점을 감안할 때, 거꾸로 됐다”는 주장이다. 먼저 전화 가입자들에게 물어봐서, 전화를 걸 때 전화번호를 수신자 단말기에 표시하는 것에 동의한 가입자 것만 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여대 우지숙 교수는 “전화를 거는 사람이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그의 전화번호를 공개해 인권침해와 사생활 노출 가능성이 있다는 게 문제”라며 “먼저 전화 가입자들의 동의부터 받아야 한다고 관련 공청회에서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박원석 부장은 “발신자전화번호표시 서비스는 공중전화, 사설교환기를 사용하는 구내전화, 인터넷 전화에서 걸려온 전화번호는 표시하지 못한다”며 “기술적으로 전화폭력 예방이라는 애초 취지를 살리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인권침해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은 정부의 불법복제 소프트웨어 단속에서도 피해를 당하고 있다. 단속반은 컴퓨터에 깔린 소프트웨어 가운데 원본 시디롬과 영수증 등으로 정품을 입증하지 못한 것은 모두 불법복제품으로 간주하고 있다. 단속을 받은 기업이 고발당하지 않으려면 불법복제 소프트웨어로 분류된 수량 만큼 정품을 사야 하기 때문에, 울며겨자 먹기로 이중부담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단속을 받은 한 업체의 사장은 “영수증이 없다고 몇년 전에 낸 세금을 다시 내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소프트웨어 자산을 별도관리하지 않는 중소기업들은 속수무책이다”고 말했다.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은 회선에 연결된 컴퓨터의 랜카드를 바꾸거나, 아예 다른 컴퓨터로 교체하면 일정 시간 인터넷을 이용할 수 없도록 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온세통신 담당자는 “가입자 컴퓨터를 확인하는 `시엠티에스' 장비가 주기(일반적으로는 30분 간격)적으로 가입자 컴퓨터의 랜카드 번호를 읽어 저장하는데, 랜카드 번호가 새 것으로 업데이트되기 전에는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는 “업체들이 업데이트 주기를 자기들 편한대로 설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섭 기자jskim@hani.co.kr

출처 : 한계레 신문




2001-04-13 15:4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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