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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어맨

 

친구 녀석 중에 모든 의성어 , 의태어를 입으로 말하는 녀석이 있다.
" 살금살금 " " 부스럭 부스럭 " 이런걸 입으로 직접 표현한다는 말이다.-_-

녀석을 처음 만난건 8 년 전인가 ?
암튼 중딩시절 .. 새학기가 시작되는 교실 에서 처음 만났었는데 그 녀석은 처음보는 내게 악수를 청하며 입으로 이런 소리를 내었다.

" 스윽- "

-_- 열라황당해진 나도 똑같이 손을 내밀며 소리를 내주었다.

" 스..스 윽.. -_- "

그러자 그자식 은 내손을 잡으며 " 덮썩 ~ " 이라고 말하고는 악수를 하며 " 흔들흔들~ " 이라고 말했다 .
스윽,덮썩 ,흔들흔들.. 물론 자주 쓰이는 말들이지만 사 람 입으로 직접 이런 소리들을 연출해낸다는 것을 상상이나 해본적이 있는 가? -_-?
그 후로 난 정상이 아닌 그자식을 슬금슬금 피하게 되었다.
난 또라이는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_-
하지만 나는 그녀석과 질긴 인연이 있었나보다.
아무리 피하려 해봤자, 정해진 인연 앞에서는 도리가 없다 .
중학교 3년 내내 우린 같은 반이 되어버렸고, 그 녀석을 피하던 시절이 언제냐는 듯 , 나는 그녀석과 베스트프랜드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물론.. 녀석의 의성어연출쑈 역시 3년 내내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_-

한마디 쉬고 ,
그녀석의 의성어 연출의 클라이막스는 화장실에서였다.
남자인 관계로 , 서서 urinating 의 쾌락을 맛보고 있을 때면 어김없이 그녀석이 나타 나곤 했다. 입으론 이렇게 말을 하면서..

" 뚜벅뚜벅 "

그리곤 내 옆에 와서 딱 슨다.
나를 아래위로 훑어보다가 어느 부위에 서 눈길이 딱 멈춘다.
-_- 부.. 부끄럽게 어딜 보는겨.
그리곤 더 가까이 다가와서 쳐다 보며 눈을 가늘게 뜨고는 이렇게 말을한다.

" 스윽- "

그럴때면 이렇 게 대꾸를 해주어야 한다 .


" 움찔~ "

-_- 쪽팔리지만 꼭 해주어야 한다. 안해주면 삐지니까 ..
그러면 그녀석 은 남자다운 포즈를 취하며 배를 앞으로 내밀고 는 이렇게 말을 하곤 했다.

" 불끈! 위풍당당! "

너무도 진지한 그의 의성어 연기에 , 화장실의 아이들은 할말을 잃곤 했다.
저러다 말겠지 .. 지치면 관두겠지.. -_-
하지만 그녀석 의 의성어 의태어 행진은 멈출 줄을 몰랐다 .
그녀석이 학창 시절 '발표' 라는 것을 한 기억이.. 내가 기억하기로는 정확히 한번 밖에 없었는데, 그 때 마저도 그는 손을 들며 이렇게 말을 했던 것 같다.

" 번쩍- "

물론.. 교실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 쌔근쌔근 "

자지도 않는 놈이, 이런 소리를 내면서 수업시간에 엎 드려있던 모습도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는다 .

3년을 같이 지내고...

졸업할 때가 거의 다 되어서야 그녀석에게 그 요상스런 버릇에 대해 질문을 했었는데, 그녀석은 이에 이렇게 대답을 했다 .

" 몰라 ㅆ발. 나도 모르게 나오는 데 어떻해? "
그리곤 " 푸욱 - "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푸욱 - " 은 입으로 낸 소리다 -_-

하지만 녀석의 그 개같은 버릇은 ..
그 후로도 1년 가량을 계속하더니 , 언젠가부터 자연스럽게 하 지않게 되었다.
언젠가 잠시 헤어질 일이 있어서 .. 악수를 한적이 있는데 처음 만났을 때와는 달리 ,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조용히 악수를 나누었고, 그 때 비로소 녀석이 버릇을 끊었음을 알 수 있었다.

지금도 녀석과는 친한 친구다.

자주 만나지는 못해도, 10 년 가까이나 되는 진한 우정이다 .

이런저런 힘든 일들을 겪으면서, 이미 우리의 얼굴은 폭삭 삭았지만, 녀석과 만나면 마음만은 천진했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어서 좋다.

훗.. 녀석의 옛적 모습이 떠오른 다.

입으로는 " 샤샤샤샤 " 를 외치며 달려가던 모습이 ...





2001-04-15 06:2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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