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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옴] solo

 

[1] 자취생활시작.

" 우화화.....드디어 독립이다! 만만세....!! ^_^ "

나는 두손을 번쩍 들어 만세삼창을 불렀다.

단체생활을 무지 싫어하고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했던 나!

멀리 타향에서 직장생활을 하게 됨으로써 가족을 떠나 혼자 자취생활을 하게된 것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기뻤던것이다.

" 드디어........드디어.....난 혼자다! ^_^ "



하지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혼자 생활 해보기에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겪었던지.....

아! 행복이란 고통없이는 결코 느낄 수 없는 감정이란 말인가?

혹시 독자들이 가지고 있을지 모르는 자취생활의 환상을 지금부터 처절하게 깨부셔 주겠다.

흐흐흐..-_-++




[2] 집 구하기.

부산을 떠나 서울근교로 발령받아 왔을 때 내 수중에는 천만원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우습지만 당시만 해도 돈 천만원이면 이 세상에 못 살것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_-V

혼자 살 집을 구하기 위해 벼룩시장을 한부 뽑아와서는 길거리 놀이터의 벤취에 앉아

뒤적거리며 연신 즐거워 하고 있었다.

" 흐흐흐......혼자 살거니까 오피스텔이 좋겠지? "

그러면서 벼룩시장을 멋있게 쫘악 펼쳤다.

▶ 오피스텔
세종 오피스텔 15평 8천 7백만원 (전화) 111-1111
부림 오피스텔 19평 1억 2천만원 (전화) 222-2222
한양 오피스텔 17평 7천 5백만원 (전화) 333-3333

" 파하하하... 이것들이 금덩어리로 집을 지었나? ^_^;; "

못볼 것을 본것처럼 황급히 놀라며 다음장을 넘겼다.

" 사실 오피스텔은 내 체질이 아냐...조그만 아파트나 하나 사자."

아직도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_-V

▶ 아파트 매매
동남 아파트 24평 방 3 도시가스 1억 2천만원 (전화) 444-4444
강남 아파트 21평 매 9천만원 (전화) 555-5555
현대아파트 23평 강변쪽 매 1억 천만원 (전화) 666-6666

" 마하하하....^_^;; 내....내가 여기서 평생 살것도 아닌데 굳이 집을 살 필요가 있을까?

전세살면서 이리 저리 이사 다니는것도 제법 운치있지. 암.. 마하하하하하...."

아무도 없는 놀이터에서 혼자 마구 지껄이는 나. -_-;


다시 다음장을 펼쳐 전셋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 아파트 전세
삼진 아파트 23평 방2 5천 9백만원 (전화) 777-7777
벽산 아파트 17평 방1 4천 6백만원 (전화) 888-8888
상우 아파트 20평 방2 5천 2백만원 (전화) 999-9999

" 크하하하하핫.....-_-;; 이렇게 어려운 IMF시대에 과소비를 하면 매국노지.

그냥 돈에 맞춰 천만원짜리 집이나 알아보자. 크하하하하...^_^;;;; "

놀이터 그네사이로 쓸쓸히 해가 지고 있었다. 제기랄....-_-;;



[3] 집 구경하기

벼룩시장에서 人生을 약간 배운 나. -_-;

열심히 다리품을 팔아보니 다행히 천만원짜리 전세도 몇군데 있었다.

리앨 : 여보세요? 광고보고 전화 드리는건데 집 구경 좀 하려구요 어떻게 찾아가면 되죠?

주인 : 아 예.... 대형 마트 뒷골목으로 들어오시면 되요.

리앨 : 예, 뒷골목으로 들어가서 몇번째 집이죠?

주인 : 골목으로 들어오면 개가 마구 짖어댈꺼에요. 그 집으로 오시면 되요.

리앨 : 개가........짖어요? -_-

주인 : 예.....그 집이에요.

리앨 : 안녕히 계세요. -_- (철컥)

집에 들락날락거릴때마다 개가 짖어 집주인이 알게되는건 딱 질색이었다.


리앨 : 여보세요? 전세 집 구경 좀 하려구 하는데 어케 찾아가죠?

주인 : 우리집에 들어오려구?

리앨 : 예..? 예...!

주인 : 식구가 몇식군데?

리앨 : 저 혼잔데요..-_-

주인 : 흠..........그려.. 법원 뒷집의 이층으로 오면 돼.

리앨 : 그래? 내년에나 가볼께...안녕. -_- (철컥)

세입자에게 벌써부터 반말하는 주인이면 안봐도 뻔하다.

이거 맘에 드는 집구하는게 왜이리 힘들지? -_-


리앨 : 여보세요? 전세 집 구경 좀 하려구 하는데 어떵게 찾아가죠?

주인 : 예! 우체국 옆 유흥가 도로쪽으로 오세요.

리앨 : 유흥......가가 있는 도로요? -_-

주인 : 예. 오다가 빨간 벽돌집으로 오시면 되요.

리앨 : 안녕히 계세요. -_- (철커덕)

귀가할때마다 들어갈까말까 갈등하며 거리를 헤매이기는 싫었다. 뭔소리야? -_-


점점 지치기 시작한 나는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전화를 해보았다.


리앨 : 여보세요? 전세 집 구경 좀 하려구 하는데 어케 찾아가죠?

주인 : 예, 강변쪽의 병원 바로 뒤에 있는 빌라에요.

리앨 : ' 흐......빌라래...' 예.........지금 당장 찾아뵙겠습니다. ^_^

이리하야 처음으로 집을 살펴보러 가게 되었다.

그 집은 조그만 4층짜리 빌라의 4층집이었다.

띵동 !

주인 : 누구세요?

리앨 : 예, 집 구경 하러 왔습니다.

주인 : 아..좀 전에 전화주신분요?

아줌마가 나와서 나를 반겼다. 아줌마 어깨 너머로 집안을 대충 볼수있었다.

방이 2개, 부엌, 도시가스, 화장실 뭐하나 나무랄때가 없었다. 이런게 겨우 천만원?


리앨 : 지금 집안 구경 좀 할수있죠? ^_^

아줌마 : 그럼요. 후후..

그러면서 아줌마가 계단위로 올라가는 것이었다.

리앨 : 아..아줌마? 어디 가시는거에요?

아줌마 : 집 구경하신다면서요?

리앨 : -_-


전세로 내놓은 집은 옥탑이었다. -_-


옥탑은 옥상에 세운 가건물인데 무허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가 피땀 흘려 번 10,000,000원 으로도 겨우 이런곳밖에 구할수 없다니..!

10년만에 집을 마련하신 아버님이 존경스러워지는 순간이었다.

" 자 들어오세요.."

아줌마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나도 뒤따라 들어갔다.

" 이.....이럴수가......-_- "

나는 또다시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다.

[1] 원룸.

집안으로 들어가서 제일 처음 본건 엄청시리 넓은 거실겸 부엌이었다.

직사각형의 넓은 거실한켠에는 부엌이 있었고 한쪽 벽에는 문이 3개가 달려있었다.

' 히야......거실이 이렇게 크면 방은 얼마나 큰걸까? '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며 3개의 문중 하나를 가르키며 물었다.

리앨 : 저어....방은 어디죠? 여긴가요?


아줌마 : 거긴 화장실이에요...

리앨 : 아! 그럼 여기?

아줌마 : 거긴 보일러실이죠.

리앨 : 음...그럼 여기로군요?

아줌마 : 거긴 물탱크실이랍니다.

리앨 : 물탱....-_-; 아니 그럼 방은 어디있어요?

아줌마에게 믿기지 않는 말을 듣게 되었다.

우리가 서 있는 여기가 바로 방이라는 것이다.

나는 태어나서 최초로 원룸이란걸 보게 되었다. -_-;



[2] 계약

하지만 하는 수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현재 내가 쓰고 있는 직장 기숙사보단 여기가

백배 나았다.

직장도 가까웠고, 교통도 좋은편이었으며 주차공간도 있고, 병원이나 상가도 가까워

나무랄때가 없었다.

수도꼭지마다 물을 틀어보고 형광등도 다 점검한 뒤 내일 계약을 맺으러 오겠다고 하고

집을 나왔다.


다음날!

근무도중 직장선배가 집에 대해서 물어본다.

선배 : 집 구했니?

리앨 : 예

선배 : 어때?

리앨 : 방이 무지 넓어요. -_-;;

선배 : 오! 그래? 물론 등기부 등본은 떼어 봤겠지?

리앨 : 등기부등본? 방이 넓으면 그런것도 떼어봐야하나요?

선배 : -_-;;;;;

그때부터 선배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듣게 된다.

선배 : 즉시 그 집주소를 알아내어 세무서에 가서 등기부등본의 근저당

설정 을 확인해야해. 세입자가 많으면 우선 변제가 매우 힘들거든.

리앨 : .............!

해외여행을 온 기분이었다. -_-

리앨 : 뭐......뭔소린진 몰라도 그거 꼭 해야하는건가요?

선배 : 집이 경매에 들어가고 천만원 날리고 싶으면 안해도 상관은 없어.


당장 등기소로 달려가 등기부등본을 떼서 확인해보았다. -_-

리앨 : 가만보자.......근저당설정이..........설정이..........뭔질 모르니 확인이 안되는군. -_-;;;

직장선배에게 보여주니 근저당은 안되어 있으니 안심하란다.

계약시간이 되어 은행가서 천만원을 출금하여 집으로 가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조리

도둑놈으로 보였다.


리앨 : 안녕하세요 여기 천만원 가져왔습니다. ^_^

아줌마 : 어서 오세요. 좀 늦으셨네요? ^_^


리앨 : 아예.. 근저당인가 뭔가 확인을 좀 하다가요..^_^

아줌마 : 아........예.... -_-

집주인들은 세입자가 근저당 확인하는걸 매우 기분나빠한다는걸 알리가 없는 나였다.

아줌마 : 으음...여기 계약서가 있습니다. 인적사항을 쓰세요.

리앨 : 예. ^_^

아줌마 : 다른건 모두 개인이 내시면 되구요, 수도세와 전기세는 우리집과 통합되어 나오니

적절하게 제가 나눌께요

리앨 : 아..예 그러세요. ^_^


계약을 하고 천만원을 주고 나니 비로소 내 집같은 기분이 들었다.

리앨 : ' 크하하.....드디어 내 집이 생겼다........크하하......'

대신 수중엔 한푼도 남아있지 않았다. -_-


다음날!

선배 : 계약했니?

리앨 : 예..

선배 : 어딘데?

리앨 : 여기서 10분 거리에요. 가깝죠?

선배 : 오..그래? 근데 확정일자 는 받았니?

리앨 : 확정일자? 집이 가까우면 그걸 받아야 하는건가요?

선배 : -_-; 계약을 하고나면 동사무소에 가서 계약서를 보여주고 확정일자를

받아야 하는거야.



리앨 : 거 참 까다롭네요. 그거 꼭 해야하는건가요?

선배 : 집이 경매에 들어가서 천만원을.........

리앨 : 알았어요. -_-

선배 : 전입신고도 해야해.

리앨 : 알았다구요...


이 모든걸 마치고 나서야 정말 비로소 내 집같은 기분이 들었다.

거실겸 부엌겸 큰방(-_-)에 벌러덩 누워 창밖을 쳐다보니 해가 서서히 지고 있었다.

' 이사 한번 하기 정말 힘들구나..'

그러고 보니 웬지 허전했다. 뭔가 중요한 일을 안 한거 같은 허전함이....

허전함의 정체를 금방 알수 있었다.

' 아직 이사를 안했군. 젠장.. -_-; '

직장 기숙사로부터 집으로 이사짐을 날라야 하는 고된 작업이 남은 것이다.

아! 자취생활의 길은 멀고도 험한것이여..........

[1] 이삿짐 서비스

밤새도록 기숙사의 내 짐들을 박스로 포장했다.

다행히 나는 기숙사에서 생활을 했었기에 그다지 짐이 많지 않았는데 그래도 짐을

정리하다보니 끝도 없이 쏟아져나와 방 전체가 박스투성이였다.

게다가 아직 자가용도 없고, 타지에 혼자 발령받아 온지라 아는 사람이 없어

이삿짐센터를 부르는수 밖에 없었다.


리앨 : 여보세요? 이사하는데죠?

센터 : 예.

리앨 : 이사하려고 하는데 대충 가격이 얼마정도 되나요?

센터 : 일반이사로 하실건가요, 포장이사로 하실건가요?

리앨 : 음....제가 미리 다 포장해두었으니 포장이사로 해주세요.

센터 : 으음.. -_-; 일반이사로군요 평수가 얼마나 되죠?

리앨 : 흠....15평정도 되는거 같은데요.

센터 : 몇층인데요?

리앨 : 5층요...

센터 : 저희들이 설치해드려야 하는 큰짐이 얼마나 있나요?

당시 내게 큰짐이라고는 재활용센터에서 3만원을 주고 사온 옷장뿐이었다.

리앨 : 큰짐이라....어느정도 큰짐을 말하는거죠?

센터 : 에어컨있나요?

리앨 : 아니요. 그런건 없어요

센터 : 정수기 같은거 있나요?

리앨 : 아...니요.. 그런건......-_-

센터 : 금고같은건요?

리앨 : 하하하.......

센터 : ?

리앨 : 없어요. -_-;

웬지 원인모를 비참한 기분을 느껴야만 했다.

센터 : 위성안테나는요? 피아노는요? 대형책장은요?

리앨 : 없어요... 없어요.... 없어요.. 없단말이에요....크흐흑...-_-;;

센터 : 으음...옷장같은것도 없단말인가요??

리앨 : 아앗.....있어요. 있어. 크하하하하.... 옷장은 있답니다.

센터 : 예, 혹시 10% 할인권 있어요?

리앨 : 없어요. 대체 언제까지 대답해야 견적이 나오는거죠? -_-

센터 : 그럼 한 30만원정도 밖에 안나오겠네요 뭐.

두둥......30만원....-_-;;;

이사하는 물품들을 다 합해봐야 20만원이 될까말까한데 옮기는데 30만원이라...

이사는커녕 차라리 짐 다 버리고 새로 장만하는게 낫겠군. -_-


리앨 : 아니, 무슨 이사비용이 그렇게 많이 들어요?

센터 : 15평에 일반이사면 대충 20만원이구요, 5층이면 사다리차 사용비가 10만원이거든요.

옷장같은 큰짐은 2만원정도 더 받아야하는데 할인해드린거랍니다.

리앨 : 나원 기가차서...그 옷장은......그 옷장은...

센터 : ?

리앨 : ' 3만원짜리란 말입니다. 크흐흐흐흐흑...-_- '

센터 : 여보세요? 여보세요?




[2] 일꾼 구하기.

'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와주는 친구야말로 진정한 친구다' 라는 말이 있듯이

주위에 친구들이 참 많아 보이지만 진정한 친구는 몇 안 될것이다.

알아내는 방법은 매우 간단. 어려움에 처해보면 알지..


리앨 : 내일 바쁘세요?

선배1: 왜?

리앨 : 전셋집 얻어서 이사가거든요.

선배1: 저런, 우리집 애가 아파서 집에 빨리 가봐야 하는데...

리앨 : 오...저런.... 이선배님은요?

선배2: 응 나? 하하하...난 우리집 마누라가 아퍼.. -_-

리앨 : 그...그렇군요. 김선배님도 가족중에 아픈분이? -_-+

선배 : 내가 아퍼...-_-

리앨 : -_-

선배들 : (이구동성으로) 이거 미안해서 어쩌지? *^_^*

리앨 : 할수없죠 뭐. 몸이 아픈데 이삿짐을 어떻게 나르겠어요.

선배들 : 그러게 말이야. ^_^

리앨 : 이사날짜를 며칠 연기해드릴께요.

선배들 : -_-;;


이사는 하기전에는 새집으로 이사간다는 기대와 설레임으로 밤을 지새우다가,

막상 하고나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난 고생에 온몸이 골병들어 또 밤을 지새우게 된다.

다시는 이사 안한다고 굳게 마음을 먹게 될정도로 고된 작업이다

선배들이 내 예상보다 꽤 장기적으로 아픈 관계로 아무도 도와주러 나오지 않았다. -_-;

나쁜 쉐이들... 혼자 하는수밖에 없었다.

- to be continued -

ps. 웃긴글이 멜로 오더군요. 그래서 출처는 모르겠슴니다. -.-;;


2001-04-19 12: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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