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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도 험한 태교의 길

 

뱃속의 아기가 날이 갈수록 광적인 ..-_-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단옆차기..돌 려차기..자궁박차고 (?) 날려차기.. 지르기....등등 ...-_-
아무래도 제 피속에 흐르는..어린시 절에 줄기차게 배웠던 태권도 의 정기를 아기가 모조리 흡수한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_-


낳을때가 되어 갈수록 제대로 된 태교를 한 적이 없다는 자책감이 물밀듯이 밀려옵니다.. 아기를 가졌다 는 것을 알게된 둘째동생이 사온 십자수세트..


" 언니.. 태교에 이 십자수가 굉장히 좋대~ 특히 언니같은 다혈질이 태어나는걸 방지하려면 ..-_- 차분하게 앉아서 이 십자수를 하는게 제일 좋을거 같애. "
" 과연... 이걸..내가 할 수 있을까..?? "
" 물론 하기 힘들겠지.. 그치만 우리집 안에 언니같은 사람은 하나로 족해.. 난 조카를 구타하는 이모가 되고 싶진 않지만...언니랑 비슷한 성격을 가졌다면..구타로만 끝날것 같진 않아 .." -_-

어린시절의 전 ...정말 너무나 별났다고...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_-
돌잔치때...억지로 한복을 입히고 이것저것 꾸미는것에 극도의 짜증을 보이던 제가...어른들이 집으라고 건네준 실이며 ..공책.. 연필..돈등을 집어던지고.. 수북히 쌓여있 던 떡과 과일등을 발로 차서 돌잔치상을 엉망으로 만드는 등 난동을 부린 사건은..-_- 두고두고 친척들의 입을 통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답니다.

어쨌든...동생이 사다준 십자수를 전 정성들여 하려고....노력은 ...노력만은..-_- 했습니다.. 그러나..성질급 한 제가 하기에..십자수는 너무나 많은 인내와 자제와 고통을 요구했습니다..

" 우이쒸~~!! 도대체 왜 이렇게 촘촘하게 바늘구멍을 만들어놓은 거야~!! 앗~ 따거 ~!! 에잇~~~!! 이 우라질놈의 ..-_- 바늘~!! "


태교는 커녕 ...온갖 짜증과...각종 험악한 언어사용등...-_- 십자수는 점점 제성질을 더럽게 만들 뿐이였습 니다...-_-

"에잇~!! 또 틀렸네~!! 이 거지같은 십자수같으니라구 ..!!" -_-


어느날인가 또 온갖 신경질을 부리며 십자수를 하고 있는데 ..남편 이모씨가 옆으로 다가와 앉더군요..

" 제발 이거 좀 안 하면 안돼? 난 정말 우리 아기가 너무나 걱정돼.." -_-
" 뭐시라~!! 태교하는 부인을 격려해주진 못할 망정 ...!! "


십자수로 인해 극도로 신경이 날카로와진 저는 손에 흉기를..-_- 들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남편 이모씨의 팔을 때렸고....... 십자수 바늘은 ...남편 이모씨의 팔뚝에 깊이 ..깊이... 박혔더랬습니다..-_-

" 아~~악 ~~~~!!!! "


그리고...그 다음날... 십자수세트는 감쪽같이 사라져버렸습니다 ..-_-
남편 이모씨가 버렸을거라는 심증은 있었지 만..-_- 그는 끝까지 부인했고.. 저도 은연중에 십자수세트가 없어진걸 너무나 후련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그냥 그렇게 십자수의 실종은 조용히 덮어져 X- 파일에 보관중 입니다..-_-

- 어쩌면.. 견디다 못한 십자수세트가 도망쳤을 수도 있다는..-_- 미친 생각도 해보았더랬습니다..^^-
그리고...그다음 부터는 입덧에 시달리느라..태교고 뭐고 내 한몸 추스리기가 바빴습니다.. 가장 극심하게 입덧에 시달렸던 한달 반동안.. 저는 말그대로 산송장이였습니다 .. 음식은 물론 ..물만 먹어도 구토를 했기 때문에..저는 점점 망가져갔습니다.. 누렇게 뜬 피부... 쏘옥~ 들어간 볼... 퀭한 눈 ... 바짝 말라 허연 입술.. 그러나...입만은 살아있었습니다 ..-_-

" 오빠... 내가 죽거든... 좋은 여자 만나서... 장가가면....죽을 줄 알어.." -_-+


정말..그때는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더랬습니다 ..

" 모르지~ 너 죽으면 .. 나 정말 다른 여자한테 장가 갈지도.."
" 뭐시라..!! " 벌~떡~!


그러나...때릴 힘도 없었고 갑자기 몸을 일으키느라 에너지가 너무 많이 소모된 나머지 머리가 핑~~ 도는것을 느끼며 스르르 다시 눕고 말았습니다..

" 아...오 빠..왜 방에 별이 떠 있는거지?? 반짝 반짝 작은별....횡설수설 .."
" 그러길래 왜 엉뚱한 생각만 하냐~ 밝고 긍정적인 생각 좀 해 봐 .. 아기가 뱃속에서 뭘 배우겠어.. "
" 배우는게 있겠지...기아체험 25시... 같은거.." -_-


그리고..입덧에서 벗어난 후..전 그동안 부실했던 태교를 보충하느라.. 태교스케쥴까지 짜놓고 실행에 옮기기로 했더랬습니다.. 예전 초등학교 방학때 많이 만들곤 했던..' 나의 하루 '라는 제목아래.. 동그라미를 그려놓고 하루의 스케쥴을 색색 깔의 색연필로 곱게 칠했던 기억을 되살려 반나절을 소모해 '태교의 하루' 를 만들어 벽에 붙였답니다..

" 이게 뭐야?? 6시에 기상...20분까지 꽃단장..-_- 40 분까지 식사준 비.. 7시까지.. 남편과 오붓한 아침식사..8 시까지 음악감상 ...9시까지 독서... 10시까지 한문공부..11시까지 피아노연주..12 시까지 영어공부...1시까지 점심식사...푸훗 ~~ 너.. 이게 지켜질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


남편 이모씨의 비웃음을 뒤로 하고 ..저는 그 스케쥴을 지키리라 굳게..굳게 ..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나...그 다음날...

눈을 떠보니 ...10시였습니다..-_-
침대옆에 놓인 남편 이모씨의 메모 ... ?깨우다 지쳐서 그냥 출근한다.. 오붓한 아침식사까지는 바라지도 않아.. 그냥 출근할때 ..눈이나 한번 떠주라 .. -너의 남편이라 불리 우는 남자-?-_-

후다다닥 일어 나서 세수를 하고.. 스케쥴표에 나온 한문공부에 들어간 순간 .. 들려오는 전화 벨소리..

" 어~ 나 야, 뭐하고 있었어..? 있잖아 , 우리 다혜가 이빨이 났는데.. 어쩌구.. 저쩌구...이러쿵 ..저러쿵.."


숙이의 전화 습성상 30분은 족히 끌거라는 것을 아는 저는 얼른 숙이의 말을 잘랐습니다..

" 숙아, 있지..나 지금 태교중이 거든...어... 스케쥴표좀 보 고~~ 아~ 2 시부터 3시가 휴식시간이니까 그때 전화해~~"
" 이게 무슨 구데기 훌라후프하는 소리야??" -_-
" 응..사 실은 나 오늘부터 태교 스케쥴짜서 태교에 들어가기로 했거든.." *놞 .놞*
" 너..희 안한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젠 별 짓을 다하는구나.." -_-
" 태교가 어째서 희안한 짓이야~!!"
" 좀 평범하게 해... 무슨 태교스케쥴이야...애가 오히려 스트레스 받겠다.."


먼저 아기를 낳은 선배..^^ 숙의 말에 귀가 쫑긋 선 dyam..


" 정말.. 아기가 스트레스 받을까..??"
" 그럼~~ 엄마가 편하고 즐거워야 애기 도 뱃속에서 편하고 즐거운거야.. 우리 다혜봐 ~ 내가 태교를 워낙 잘해서..-_- 얼마나 차분하 고 똑똑하니.. 근데 있잖아 ..우리 다혜가..어쩌구 ..저쩌구.... 시부렁..시부렁 ..." -_-

숙과 통화를 끝내니...11 시가 가까워져 있더군요..-_-
묵묵히 벽에 붙은 태교스케쥴표를 떼어내 갈기갈기 찢어 쓰레기통에 던져넣었습니다.. -_-

그리고...그후로... 아기와 끊임없는 대화를 나누는 태교를 시작했습니다..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누군가가 얘기해주더군요 ..
그러나..그나마 요즘은 아기가 너무나 뱃속에서 포악하고 광폭 하게..-_- 움직여서 협박에 가까운 말만 하고 있습니다 ..-_-

" 아야~!! 너..살살 좀 움직여 ..!! 안 그러면 엄마가 물을 확~~ 많이 먹어서 위를 크게 부풀려서 너 움직이기 힘들게 만들어 놓을테니까.." -_-+
" 아쭈~~ 너..주먹으로 쳤냐, 지금 ?? 엄마랑 한번 붙어보겠 다, 이거야??" -_-++
" 너 계 속 이렇게 엄마 배아프게 하면 확~~ 배깔고 누워버린다~!!" -_-+++


-정말.. 한번은 엎드려서 배깔고 누운적도 있었더랬습니다 ..-_- 그러나.. 극도의 호흡곤란을 겪은 후로부터..-_- 그런 미친짓은 안 하고 있습니다..-_--

" 너..날씨도 더우니까 얌전히 있는게 신상에 이로울거야...아니면..확~~ 힘줘서 낳아버릴테니까..-_- 인큐베이터에 갖혀서 크고 싶진 않지??" -_-


날씨가..점점 무더워질수록... 점점 태교와는 거리가 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제자신을 느 낍니다..

제가 과연 엄마가 될 자격이 있는걸까요...
태어난 아기가 비록... 어린시절의 저 와 비슷한 증상(?)을 보일지라도.. 어미된 도리를 ..-_- 다하지 못한 저로선 ...참고 견뎌낼 수 밖에 없겠죠...-_-




2001-04-25 01:3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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