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 무렵의 어느 더운 여름날의 일이었다...
찌는 듯한 더운 여름에는 방안에서 가만히 누워있는 것이....
생리학적으로...우생학적으로...경제학적으로...사회학적으로...
가장 도움이 된다는 것을 지론으로 삼아서....
방 안에서... 시체놀이를 하고 있었다...-_-;
시체놀이를 하는데... 목이 말라왔다...
목마른 시체놀이를 한 것이었다...-_-;
어느덧 거실에서 가져온 콜라 1.5리터 큰 병도 바닥나 버렸다...
시체가 병을 치울 수도 없는 일...-_-;
그냥 내비두고 계속 시체놀이를 했다...
시체놀이가 지겨워질 무렵...잠자기 놀이로 종목을 바꾸었다...-_-;
그러다가 깼는데... 처음에는 왜 깼는지 몰랐다...
그러다가 느낄 수 있었다...
아래로부터 오는 우리~~~~한, 그러면서도 묵직~~~~한
고뇌의 울림을...-_-;
벌떡 일어나서 화장실로 가려는 순간...
내 눈앞에 보인 콜라병...
(그게 왜 보였을까? 보이지 말았어야 하는데...-_-;)
'오호...이런 우연의 일치가?
하늘은 어찌 알고 나에게 빈 콜라병을 내려줬단 말인가?'
잽싸게 콜라병을 내 분신(?)으로 가져가서 ...
분신의 번뇌를 콜라병에 마음껏 풀게 하였다...
" 슈~~~~~우~~~ -_-;;; "
훗날 회고해보면 나으 분신의 고뇌를 알 수 있었다...
자그마치 1.5리터 콜라병의 반 정도가 찰 정도였으니...
인체의 신비는 정말로 무궁무진한 것이 아닌가?
그러나 그것보다도 더한 신비는...
그 결과가 신비롭게도 온몸의 떨림으로 전해져 왔다는 것이다...-_-;
그렇게 일을 무사히 마친 나는 콜라병 마개까지 막아둔 다음
다시 나만의 잠의 세계로 빠져들었는데...
그건 진실로 용의주도함이 가미된 완전범죄였던 것이다...-_-;
그리고 얼마 후...
정신을 차려보니 주위가 씨끌씨끌하다...
아니...시끌시끌한 정도가 아니고...아예 난리를 뽀개고 있었다...
'무슨 일일까?' 하고 방문을 열고 나가보니...
오 마이 갓!!!
형이 집안에서 난리를 뽀개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니...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하고 혼자 생각하며
즉시 형을 말리려고 형에게 가다가...난 숨이 멎는 줄 알았다...
내 방에 있던 콜라병이 형의 손에 들려있었고...
그 양도 상당히 줄어있었다...-_-;
콜라병이 조용히 걸어 나와서 형의 손에 쥐어져 있을 리는 없고...
그 양도 자연적으로 증발해서 줄어들었을 리도 없고...
형이 그것을 들고 난리를 뽀개고 있는 것과 연관을 지어서...
광속을 능가하는 잔대가리로 분석을 해 보니...
내가 자는 사이에...어머니가 내 방에 들어와서...
내 옆에 놓여져 있던 영롱한 콜라병의 그 색상에 취한 나머지...-_-;
콜라병을 보리차로 착각하여 냉장고에 넣어둔 것이었다...오마이
갓...-_-;
그리고 더운날 밖에 나갔다 들어온 형은 들어오자마자 냉장고 문을 열
어서
그 보리차(?)를 시원하게...호방하게...원샷으로... 벌컥....
하다가 커억~~~하게 된 것이었다...-_-;
이건 위기였다...
분명히 그것을 냉장고에 넣은 것은 어머니의 잘못이지만...
그 원인 제공자는 나였기 때문에...
범죄로 치면 마약 운반책은 어머니인 셈이고..
난 마약 제조책에 해당하는 죄가 아닌가?
난리를 뽀개던 형이 나를 보자마자 형의 눈초리는 마당에서 뛰노는
병아리를 본 매의 그것처럼 표독스럽게 변하였다...-_-;
"이 보리차(?) 주인공...너지? "
그런데 그 무시무시한 상황에서 범인이 나라고 자백을 한다는 것은...
다음 날 신문의 한 귀퉁이를 장식할지도 모르는 일을 자초하는 짓이었
다...
어떻게 해서든 변명을 해야했다...
할 수 없었다...
아침에 외가집으로 간 동생에게 잠시라도 화살을 돌릴 수 밖에...-_-;
"아이다...-_-;...난 오늘 하루종일 잔다고 콜라병 보지도 못했다...
막내가 한 길끼다...'
"글나? 진짜가?"
"당근이지...-_-;;;;"
"그래?..."
하는 소리와 함께 기습적으로 형에게 복날 개맞듯이 맞았다...-_-;
맞으면서도 '어! 눈치가 발바닥인 형이 어떻게 알아챘지?'하고 생각하
다가...
실컷 맞으면서 번쩍 생각이 들었다...
동생은 여자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