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속에 묻어둘려다가.. 이렇게 올립니다.
< 1. 나의 경험 >
그날 신촌에 약속이 있어서 버스를 탔다.
집에서 신촌까지는 약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그래서 자리가 남아있는 버스를 탈려고 기다렸으나,
온통 만원버스만 지나가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 만원버스를 탔다.
난 버스에 올라섰지만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서 출입문
바로 옆에 서서 갈 수 밖에 없었다.
난 앞만 보면서 40분 정도를 서서 갔다.
그 때 쯤에 내 옆에 앉아있는 사람이
내려서 다행스럽게 앉아갈 수 있게 되었다.
(아시다시피출입문쪽에 있는 좌석은 유난히 불편한 자리이다)
불편한 자리지만 만원버스에서 앉아갈 수 있다는 행복감이
불편함을 잊게 해주었다.
그런데, 그런 행복감도 잠시...
다음 정거장에서 나이드신 할머니가 타는게 아닌가..
순간 갈등..
그러나 난 아직 젊었기 때문에 할머니를 내 자리에 앉혔다.
그런데, 할머니는 당연한 일이라는 듯 고마워하지는 않았다.
뭐 나도 칭찬 받을려고 한건 아니라서 신경쓰지 않았다.
난 다시 앞만 보고 서서 가게 되었다.
30분정도 지나니 할머니가 내리셨고,
난 다시 그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역시 앉을려면 한 자리만을 고수하면서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왠걸... 두 정거장 정도 지나자 이번에는 할아버지가 타신다.
어쩌겠는가.. 난 할아버지에게 자리를 양보할려고 일어섰다.
그러나 할어버지는 내 친절을 무시하는게 아닌가..
몇번 더 재촉했으나 할아버지는 무시하고 뒤로 가셨다.
난 잠시 망설이다가 다시 그 자리에 앉았고 두세 정거장 지난후
앞쪽 출입문 쪽으로 내렸다.
우연히 라디오 방송을 들었다.
그 프로그램은 자신이 겪은 우스운 사연을 방송하는 거였다.
T.T 그 주인공이 나란걸 ... 아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내가 버스에 탔을 때 운좋게도 빈자리가 하나 남아있었다.
그런데, 버스 앞쪽에 한 학생이 서있는게 아닌가..
아마도 곧 내릴 모양이다.
난 빈 자리에 가서 앉았다.
한 10분정도 지나자 버스는 한가해졌다.
버스의 승객이 나까지 포함해서 한 7명 남았다.
빈자리가 많았는데도, 아까 그 학생은 아직도 서서 가고 있었다.
곧 내릴려나?
5분정도 지나자 그 학생 앞에 앉았던 승객이 내리고,
그 학생이 거기에 않았다.
아마도 그 학생은 빈자리가 있다는 걸 몰랐나보다.
다음 정거장에 할머니가 타셨다.
그 학생은 친절하게도(?) 자기 자리에 할머니를 앉혔다.
할머니가 불편한 몸을 이끌고 불편한 자리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것을 보니, 웃음이 나왔다.
학생도 학생이지만, 할머니도 학생에게 자리가 많다고 얘기해주지..
암튼 할머니딴에는 학생에게 자기를 불편한 자리에
앉히게 한 것에 대한 복수를 하는게 아닐까 생각해봤다. -_-
학생이 30분정도를 그렇게 서서 가는게, 갑자기 안쓰러웠다.
그러나 모르는 사람에게 다가가서 친절하게 말해주는게
쪽팔려서 가만히 있었다.
또 무엇보다도 난 버스 가장 끝자리에 앉아있었으니..
양심적으로도 덜가책을 받았지 않았을까한다.
할머니가 내리고, 이번에는 할아버지가 타는게 아닌가..
둘의 행동을 보니 가관이었다.
앉힐려는 학생과, 뿌리치는 할아버지 -_-
난 신촌에서 뒷문으로 내렸고,
그 학생은 앞문을 통해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