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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례신문] 소비자 목소리 담으면 삐딱한 기자

 


작성일 : 2001-03-06 15:39:23

김재섭 - 소비자 목소리 담으면 삐딱한 기자(?) 2001.3.5

디지털부 김재섭 기자입니다. 오랫동안 소식을 전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저는 지난 1일 `두루넷 품질개선팀 박병철'이라는 분으로부터 `(김재섭 기자)님의 기사에 대해 해명을 요청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전자우편을 받았습니다.

“안녕하세요. www.bcpark.net을 운영하고 있는 박병철입니다. 제 홈페이지에 (김재섭 기자)님의 기사에 대한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김재섭 기자)님께서는 조속한 시일내에 제 홈페이지의 토론방에서 직접 해명을 하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바로 박병철님의 홈페이지를 방문했습니다. 사이트 이름은 없었는데, 메뉴와 내용 등으로 보아 초고속인터넷의 품질과 서비스, 관련 이슈 등에 대해 정보를 나누고 토론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2월28일자로 방문객 20만을 돌파했다고 돼 있더군요.

참고로 두루넷 홍보팀장은 박병철님의 홈페이지를 “두루넷 품질개선팀 직원이 운영하는 사이트로, 직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더군요.

사이트 이곳 저곳을 돌아보던 저를 붙잡은 것은 `공지사항' 난의 `김재섭 기자님의 글에 대하여 의견을 묻습니다'라는 문구였습니다. 클릭해 들어갔더니, 제가 그동안 쓴 기사를 놓고 투표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래는 김재섭 기자님께서 쓰신 글들입니다. 어떤지 보시고 여러분께서 직접 투표해 주세요'라고 공지하고, 제가 최근 쓴 기사 80여건의 목록을 나열해 놓았더군요. 제목을 클릭하면 새 창이 열리며 인터넷한겨레 사이트에 올려진 기사 내용이 뜹니다.

투표는 `문제있다', `관심없다', `문제없다' 가운데 하나를 고르도록 돼 있습니다. 첨부된 제 기사를 읽어보고, 느낌을 투표로 남기라는 것입니다.

제가 2일 사이트를 방문했을 때는 22명이 투표를 했는데, `문제있다'가 80%에 육박하더군요. 그런데 4일(오후 2시45분) 다시 들어가 보니, 55명이 투표했는데, `문제있다'는 40%로 줄어들고, `문제없다'가 60%로 늘었더군요.

박병철님 홈페이지에서는 제 기사와 관련한 투표가 한가지 더 진행되고 있습니다. 운영자가 제게 기사에 대한 해명을 요청한 것에 대한 찬반을 묻는 것입니다. 4일 오후 2시45분 현재 투표 결과는 찬성 51.9%, 반대 48.1%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독자가 전화와 전자우편 등을 통해 반론을 제기해와, 해명하거나 논쟁을 벌인 적은 많습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제 기사를 놓고 투표를 하게 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더욱이 그 의도가, 운영자가 저를 `삐딱한 시각'으로 기사를 쓰는 기자로 재단하고, 네티즌들의 동의를 받기 위한 것 같아 황당하기까지 했습니다.

아마도 초고속인터넷 회사 직원으로써 회선 공유를 금지한 초고속인터넷 이용약관과 관련한, 사업자와 이용자의 공방을 다룬 제 기사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짐작해 봅니다.

기사에 대한 해명을 요구한 것에 찬성하는 네티즌이 더 많게 나왔으니, 초고속인터넷 회선 공유 문제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제 글의 독자인 동시에 네티즌인 여러분들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그동안 회선 공유 금지 문제와 관련해 쓴 기사는 박병철님 홈페이지의 투표하는 곳에 대부분 올라 있으니 따로 첨부하지는 않겠습니다.

저는 올해로 11년째 정보통신 분야를 맡고 있습니다. 하나로통신, 두루넷, 드림라인, 스피드로, 한국통신 등이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준비할 때부터 지켜봤습니다. 이들 업체가 광고 등을 초고속인터넷 소비자들에게 무엇을 선전하고, 어떤 것을 강조했는지 등을 대부분 알고 있습니다.

나아가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의 지금 형편이 어떠하고, 회선 공유를 허용하면 어떤 현상이 발생하며, 이것이 사업자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사업자와 소비자의 공방도 사실은, 사업자는 회선 공유 상품을 팔아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 가입자의 회선 공유를 반대하고, 소비자는 추가 부담을 줄이면서 회선을 공유하기 위한 속셈을 바탕에 깔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제가 소비자쪽 주장에 더 귀를 기울이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준비단계부터 지금까지의 과정으로 볼 때 소비자쪽 주장이 훨씬 설득력을 갖는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을 검증받기 위해 저처럼 이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고, 한 때는 관계하기도 했던 정보통신부 고위 관계자에게 물어봤더니, 그도 “소비자들의 주장이 더 설득력을 가지나,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이 회선 공유를 허용하면 채산성이 더 나빠진다고 우는 소리를 해, 사업자 편을 들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하더군요.

사업자들이 서비스 준비 단계부터 지금까지 광고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한 선전과 약속을 모두 없었던 것으로 한다면, 사업자쪽 주장이 더 설득력을 가진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정통부 주최로 열린 간담회에서도 보듯, 사업자들의 그동안의 행태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양쪽의 주장을 들려주면 사업자쪽 편을 드는 경우도 나옵니다.

그러나 분명히 있었고, 당시 관심을 가졌던 소비자들이 모두 알고 있는 과거를 어떻게 없었던 것으로 할 수 있겠습니까. 과거에 사업자들이 가입자를 더 많이 끌어들이기 위해 무슨 짓을 했는지는,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이 속도를 과장해 광고하다 무더기로 시정명령까지 받은 것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정통부의 담당 공무원들과 사업자들은 이를 “옛날 일”로 돌립니다. 시정명령을 받는 것으로 끝났다는 것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사업자들은 시정명령으로 때웠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는 법을 위반한 것에 대해 처벌을 받은 것이지, 소비자들의 이해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소비자들은 그동안 각종 창구를 통해 초고속인터넷 품질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사업자쪽에 개선을 요구해왔습니다. 하지만 사업자들은 기술적인 용어를 들이대며, 소비자들의 `무지한 것' 취급해왔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회선 공유 기술이 등장했고, 컴퓨터를 2대 이상 가진 가입자들을 중심으로 초고속인터넷 회선을 공유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초고속인터넷 상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쯤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봅니다. 두 사람이 이용하는 것으로 가입할 때 약속받은 초당 1메가비트, 내지 2메가비트 속도를 모두 이용하자는 것이지요.

물론 사업자들은 `초당 1메가 내지 2메가는 교환기에서 가입자 단말기까지 구간의 속도만을 뜻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시정명령을 받기 전에 돌린 전단지와 신문·방송 광고에는 초당 1메가 내지 2메가 부분만 강조돼 있지, 어디서 어디까지라는 말은 볼 수 없었습니다.

저는 회선 공유 문제는, 사업자들이 서비스 준비 단계부터 지금까지 소비자에게 보여준 행태까지 감안해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봅니다. 채산성 때문에 공유를 허용하는 게 어렵다면, 먼저 사업자들이 이런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솔직하게 고백하고 이해를 구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도 사업자들은 여전히 `회선을 공유하면 통신망에 트래픽을 증가시켜, 다른 이용자에게 피해를 준다'는 핑계를 대며, 회선 공유를 허용하면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회선을 공유하게 하는 대신 이용료를 더 받는 상품을 따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사업자들의 회선 공유 상품 판매로 다른 이용자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어찌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용료를 더 받아 채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니, 이해해 달라는 말을 왜 못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소비자들을 더욱 화나게 하는 것은, 사업자들이 회선 공유를 금지한 이용약관에 문제를 제기하는 소비자를 `회선공유기' 공급업체들의 로비를 받은 것으로 몰아부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실은, 한국통신 ADSL사업부·코넷동호회운영실 직원들과 한국통신ADSL사용자모임 운영진의 회의 내용을 담은 녹취록에서도 나타납니다. 사용자모임 운영진이 회선공유기업체협의회 회장 만난 것을 문제삼고 있더군요.

한국통신은 제 기사에 대해서도 `닉스전자 임호순 사장의 청탁을 받고 그 쪽에 유리한 기사를 쓰고 있다'는 루머를 퍼트리고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닉스전자에서 보내온 보도자료 내용을 확인하느라 임호순 사장과 통화한 것을 빼고는 그와 그 회사 직원들을 한번도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참 한심한 일입니다. 회선 공유 금지는 사업자와 소비자 사이의 문제인데, 단지 소비자와 회선공유기 공급업체의 이익이 합치된다는 이유로, 회선 공유를 주장하는 소비자와 언론을 회선공유기 업체의 로비를 받은 것으로 몰아부치고 있으니 말입니다.

회선 공유 금지는, 근검절약 가치를 훼손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근검절약은 아껴 쓰는 방법도 있지만, 효율적으로 써서 실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초고속인터넷 회선 공유도 `무지한'(사업자들의 속도 선전을 그대로 믿는) 소비자쪽에서는 어차피 가입 때 선전한 속도 이상을 이용하는 게 아닌 만큼, 정해진 속도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효용성을 두배로 늘리는 것으로 여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제대로 설명이 됐나 모르겠네요. 소비자를 대하는 사업자들의 행태는, 박병철님 홈페이지에 첨부된 기사에도 포함돼 있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여러분이 관심을 갖는다면, 박병철님 홈페이지 방문객이 크게 불어나겠군요.

참고로 초고속인터넷 회선의 공유 문제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국통신ADSL사용자모임 운영진이 한국통신으로부터 사용자모임 사이트를 폐쇄당한 뒤 새로 개설한 http://www.a nti-kt.net 에 가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사이트 이름과 달리 소비자 불만과, 사업자에게 개선을 요구하는 내용을 충실히 담고 있습니다. 건전하게 회선 공유를 금지한 이용약관에 반대하는 서명도 받고 있습니다.

끝으로 박병철님께, 게으른 저에게 이 글을 쓸 수 있도록 동기를 제공해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또 이 글을 받으신 분께, 추가로 궁금한 게 있으시면 메일로 보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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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병철입니다.

해명기사 잘 읽어보았습니다.

김재섭 기자님의 글 중에서 "저는 회선 공유 문제는, 사업자들이 서비스 준비 단계부터 지금까지 소비자에게 보여준 행태까지 감안해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봅니다. 채산성 때문에 공유를 허용하는 게 어렵다면, 먼저 사업자들이 이런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솔직하게 고백하고 이해를 구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봅니다." 부분은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그동안 어느 회사도 고객들에게 제대로 설명을 못해주었고, 그래서 제가 bcpark.net 이란 홈페이지를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근무하는 두루넷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동안 노력한 결과 오늘 마이스피드II(http://myspeed.thrunet.com)서비스를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두루넷 홍보팀장은 박병철님의 홈페이지를 “두루넷 품질개선팀 직원이 운영하는 사이트로, 직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더군요." 은 잘못 전달된 부분인 듯 합니다.

현재 초고속 인터넷 업체들 직원들이 간간히 들어오긴 합니다만, 대부분의 직원분들은 모두 자기의 일에만 매달리는 경우가 많아서 그 수는 미미한 실정입니다. 잘 아시듯, 사람들의 동의를 끌어내고, 관심을 가지게 하는 일은 매우 힘든일입니다. 특히 기술적인 분야에서 일하는 직원분들은 고객들의 요구등에 대해서는 관심밖의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 사이트를 업체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소비자와 직접 만나서 토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저는 현재의 초고속 인터넷에 대하여 이렇게 생각합니다. 누구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인 부분인 기술이나 인프라는 고객들의 요구를 따라가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초고속 인터넷의 속도부분이 너무나 급속히 발전한 부분이 가장 큰 문제이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것은 국내의 사업자들만 노력해서 되는 일이 아니고, 모두 같이 노력을 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용자들이 이러한 인터넷의 환경에 대하여 많은 이해를 가지고 있지 못하느것도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김재섭기자님에 대한 글에 대하여 투표등을 한 것에 대하여 대단히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로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2-07-06 02: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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