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취재] ADSL 모뎀 자급제·임대제 선택, 엄연한「사용자 권리」 통신사업자들의 모뎀 임대제 강요, 법 규정에도 없어
최근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업자들이 ADSL(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 모뎀을 임대를 통해 사용자들로부터 폭리를 취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ADSL 모뎀을 임대해주고 있는 한국통신과 하나로통신은 서비스 이용자들로부터 매월 5000원씩 3년간 18만원의 임대료를 받고 있다. 이는 아직 국내 모뎀 유통 시장이 개방돼지 않아 ADSL 서비스 고객들은 그동안 통신사업자들이 일괄적으로 선정·구매한 모뎀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임대 모뎀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통신이 올 상반기분 ADSL 장비 입찰이 예상보다 1/3 정도 낮은 가격에 입찰이 결정되면서 장비 제조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ADSL 모뎀을 공급해야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그나마 입찰에서 낙찰된 인터링크시스템 등 4~5개 업체를 제외한 70~80여개의 국산 ADSL 모뎀 개발업체들의 도산 위기론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어서 이번 모뎀 유통 시장 개방이 모뎀업체들로부터 절망 가운데 유일한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인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자드콤이 국내 ADSL 모뎀 제조업체로는 처음으로 6만원대 내장형 ADSL 모뎀을 유통, 사용자의 권익 보호 측면에서 사용자의 임대 모뎀을 대신 반납해준다고 발표하면서 자급제에 힘을 싣기 시작했다. 자드콤은 만약 통신사업자가 임대 모뎀 반납을 거부할 경우 통신업체를 상대로 고소까지 준비하겠다고 나서고 있어 모뎀 반납을 요구하거나, 통신서비스업체를 상대로 임대료를 인하할 것을 주장하는 사용자들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자 하나로통신은 최근 고객이 임대 모뎀을 반납하고 외부에서 모뎀을 따로 구입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당 A/S센터에서 모뎀을 설치해주고 있다. 하지만 한국통신은 아직까지도 모뎀 자급제를 원하는 사용자들에게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일부 A/S센터에서는 임대 모뎀 반납을 받아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자급제를 원하는 사용자들이 5~6만원대의 저가 모뎀을 구입해 이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임대 모뎀과 같이 안정적인 성능의 접속 서비스를 보장받을 수 있는지의 여부가 또 다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점에 대해 통신업체들은 기술적인 문제로 모뎀 자급제가 이뤄질 경우 통신 장애와 서비스 기능이 저하될 수 있으며, 이는 전적으로 사용자들의 몫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모뎀 제조업체들은 플러그 앤 플레이 방식으로 쉽게 설치해 사용할 수 있으며, 개별적으로 드라이버를 제공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해 양쪽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모뎀 제조업체의 한 관계자는 "만약 한국통신을 비롯한 여타 통신 서비스업체들이 임대제를 계속 시행할 경우 저가 입찰로 인한 제품 성능과 품질을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자급제를 시행하더라도 중국이나 대만으로부터 저가 제품이 국내로 유입될 뿐 아니라 후발업체들과의 출혈경쟁이 예상되며, 이 경우 저가의 시장 가격대가 형성될 수 있어 결과적으로 모뎀 성능의 저하되거나 잦은 A/S 문제가 유발될 수 있는 등 문제점도 존재한다.
결국 시장에서 사용자들로부터 두 제도가 평가받게 될 것이기 때문에 당장 어느 제도가 좀더 낫다고 단정하기는 아직까지 이르다. 하지만 통신사업자들이 사용자들에게 임대제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임대제와 자급제를 선택하는 결정권은 결국 사용자의 권리다. 따라서 통신 사업자들은 임대제와 자급제를 함께 시행하고 소비자들이 이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 한국통신을 비롯한 통신사업자들은 기존의 모뎀 임대료가 적정한 수준인지를 밝히고, 임대 모뎀의 실제 구매 가격을 사용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
조창선 기자 (ZDNet Korea)
2001/05/30
출처 : ZD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