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영업방해 등을 목적으로 인터넷 주소를 선점해 되파는 이른바 `사이버 스쿼팅(Cyber squatting) 행위가 법으로 금지된다. 또 인터넷 주소를 둘러싼 분쟁을 해결해 줄 분쟁조정기구도 설치된다.
정보통신부는 인터넷 주소자원을 국가 차원에서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의 `인터넷 주소자원 관리법`안을 확정하고 9월 25일 입법예고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재산적 가치나 영업을 방해하기 위해 도메인 이름을 선점(사이버스쿼팅)하거나 부정한 목적으로 등록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이는 미국의 `반 사이버스쿼팅 소비자보호법` 등 외국에서는 이미 부정한 목적으로 도메인이름을 등록하는 행위를 법으로 규제하고 형사벌과 손해배상 범위까지 규정하고 있는데도, 국내에서는 이를 상표법이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행위로 보지 않고 있어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
정통부는 또 각계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인터넷주소정책 심의위원회를 신설해 정부가 마련한 인터넷주소자원 관리계획과 시행계획을 심의토록 하고, 기존 한국인터넷정보센터를 확대, 차세대 인터넷 기반기술 개발과 국제협력활동을 전담할 (가칭)한국인터넷진흥원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키워드서비스·음성인식·화상인식 서비스 등 인터넷주소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소비자가 객관적인 정보를 가지고 선택할 수 있도록 자율인증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당한 도메인이름 등록자에 대한 보호장치도 마련, 등록대행 업체 파산이나 업무 소홀로 생기는 피해를 막는 한편, 도메인이름 사용금지나 등록말소 청구 제척기간을 둬 도메인이름과 관련한 권리의무 관계를 명확히 하도록 했다.
정통부는 아울러 최근 국내·외에서 크게 늘고 있는 도메인이름 분쟁을 신속하고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분쟁조정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 법안 마련 배경 = 현재 국내 인터넷 이용자가 2,500만 명을 넘어서고 세계최고 수준의 초고속인터넷 인프라를 갖췄으나 인터넷 이용 핵심 요소인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도메인이름 등 인터넷주소자원이 효율적으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어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법률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인터넷주소자원 관련 분쟁과 소비자를 보호할 법적 장치가 없어 각종 현안에 적극 대처할 수 없었고 인터넷주소자원 고갈에 대비, 차세대 인터넷주소를 개발할 효과적인 정책추진 체계가 제대로 마련되지 못한 것도 법안을 마련하게 된 원인이 됐다.
◇ 나라별 관리 체계 = 인터넷을 처음으로 상용화한 미국의 경우, 전담기관을 지정해 국가 차원에서 차세대 인터넷을 개발하고 있고, 일본은 차세대 인터넷주소인 IPv6를 널리 보급하기 위해 관련 업계에 세제 지원을 하고 있다. 이밖에 유럽연합(EU)·호주·핀란드·남아공·이탈리아 등 IT 선진국들은 이미 인터넷주소자원 관리체계를 정비하고 관련 입법을 마련하고 있다.
인터넷주소자원은 미국 상무부가 80년대 중반 도메인 루트서버 관리를 IANA(Internet Assigned Numbers Authority)에 위임한 뒤 98년 캘리포니아주 비영리재단법인으로 ICANN(Internet Corporation for Assigned Names snd Numbers)을 설립해 관리업무를 이관, 관리해 오고 있다.
도메인이름은 국제적으로 개방된 일반최상위도메인(gTLD)과 국가별로 등록·관리되는 국가최상위도메인(ccTLD)으로 구분·관리되는데, ICANN에서는 도메인이름 체계의 루트서버 관리와 일반 최상위도메인 관련정책을 마련하고, 국가최상위 도메인은 각 국 주소관리기관이 맡고있다.
한국은 82년 서울대와 한국과학기술원간에 TCP/IP로 SDN(System Development Network)을 구축한 이래 87년 국가전산망조정위원회에서 국가기간전산망 표준화 관리방안을 확정하고, 94년 학술연구 중심의 인터넷주소관리를 한국전산원(NCA)로 이전·관리토록 했으며, 99년에 인터넷주소관리기관으로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를 설립,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인터넷주소관리체제는 최근 미국 중심의 인터넷 운용 체계에서 벗어나 사이버 공간에서의 영토와 주권을 확립하고 독자적인 인터넷 영역을 확보하는데 각 국이 주력하고 있다. 따라서 EU를 중심으로 한 유럽 각 국과 아시아태평양지역의 IT선진국들은 관련 입법 정비와 국가적 차원의 관리체계를 정비해 인터넷 이용 인프라 분야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자국 인터넷 이용자를 보호하는 정책이 국제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