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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멜루’가 묻는 정체성의 본질

 

브라질과 멕시코가 라틴아메리카의 거리에서 흔히 마주치는 잡종견 ’카라멜루’를 두고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습니다. 멕시코 정부가 이 개를 ’살아 있는 유산’으로 지정하자, 브라질에서는 "카라멜루는 우리의 얼굴"이라며 반발이 일었습니다. 한낱 떠돌이 개를 둘러싼 다툼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국가 정체성의 형성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양국이 순종견이 아닌 ’잡종견’을 상징으로 호명한다는 사실입니다. 카라멜루는 식민의 역사 속에서 다양한 혈통이 뒤섞여 탄생한 존재로, 이는 인종적·문화적 혼종성(메스티사헤)을 자긍심으로 승화해 온 라틴아메리카의 자화상과 정확히 겹칩니다. 즉 카라멜루는 ’평범한 우리’를 응축한 문화적 표상인 셈입니다. 이 논쟁은 정체성이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구성되고 선언되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상징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행위 자체가 곧 공동체의 경계를 그리는 정치적 실천입니다. 세계화 속에서 고유성에 대한 갈증이 깊어질수록, 이처럼 일상적 대상을 유산화하려는 경쟁은 더욱 빈번해질 것입니다. 사소해 보이는 개 한 마리가, 국가란 무엇으로 묶이는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문화정체성 #혼종성 #상징정치

2026-06-07 07: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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